’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 입학예정)가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김연아는 7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시움 실내빙상장에서 치러진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16.83점을 얻어 쇼트프로그램 점수(72.24점)를 합쳐 총 189.07점으로 우승했다.
이로써 김연아는 자신의 첫 4대륙 대회 데뷔 무대에서 우승과 더불어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점(72.24점) 기록까지 세우는 성과를 거뒀다.
김연아에 이어 개최국 캐나다의 조애니 로셰트(23)가 183.91점으로 은메달을 차지했고, 쇼트프로그램에서 6위까지 밀렸던 아사다 마오(19.일본)가 프리스케이팅에서 분발하면서 176.52점으로 동메달을 건졌다.
쇼트프로그램 때와 달리 점프 미스와 스핀에서 아쉬움을 남겼고, 기대했던 ‘꿈의 200점’ 돌파는 다음 기회로 미뤄야만 했다.
정열적인 붉은 드레스를 입고 은반 위에 선 김연아는 배경 음악 ‘세헤라자데’에 맞춰 아라비아 공주로 변신, 첫 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깨끗하게 처리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내려졌던 어텐션(!) 논란은 없어지고 기본점 9.50점에 기본점 0.6점이 붙은 완벽한 점프였다.
이어서 지금까지 유일한 ‘아킬레스건’이었던 트리플 루프를 자신 있게 시도했지만 착지 불안으로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이내 냉정을 되찾은 김연아는 연이어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했지만 첫 번째 트리플 러츠와 마지막 더블 루프가 다운그레이드 돼 3.22점에 그쳤다. 200점 돌파의 희망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김연아는 플라잉 싯스핀을 레벨 4로 처리하고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러츠에서 가산점을 챙기면서 연기의 절정을 달렸다.
하지만 플라잉 콤비네이션 스핀과 마지막 콤비네이션 스핀이 각각 레벨2와 레벨3에 그치면서 190점대 진입에는 실패했다.
키스앤크라이존에서 점수를 기다린 김연아는 종합 1위를 알리는 장내 방송에 활짝 웃음을 지으며 양손으로 손을 흔들고 갈고 닦은 영어로 인터뷰까지 깔끔하게 마치고 시상대에 올랐다.
또 4조에서 가장 먼저 연기를 치른 아사다 마오는 쇼트프로그램에서 보여줬던 점프 난조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프리스케이팅 1위(118.66점)로 6위에서 3위까지 뛰어올라 동메달을 따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아사다는 애초 첫 번째 연기과제로 해왔던 트리플 악셀-트리플 루프(때로는 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한 단계 낮춰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점프로 시도하려고 했지만 첫 번째 트리플 악셀의 타이밍이 맞지 않아 1회전반으로 처리하면서 후속 점프를 하지 못해 0.8점을 얻는 데 그쳤다.
연이은 두 번째 트리플 악셀에서는 가산점을 받으며 깨끗하게 성공했지만 난도가 낮은 트리플 토루프를 또다시 2회전으로 뛰는 실수를 하면서 점수를 깎였다.
하지만 쇼트프로그램에서 부진했던 세 차례 스핀에서는 두 개를 레벨4로 처리하고 스파리얼에서도 레벨 4를 받으면서 118.66점을 얻어 총점 176.52을 얻었다.
쇼트프로그램 2위를 차지해 역전우승을 노렸던 개최국 캐나다의 조애니 로셰트(23)는 스핀 세 개를 모두 레벨4로 처리했지만 점프에서 두 차례 실수하면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편 한국의 김현정(군포 수리고.121.64점)과 김나영(연수여고.120.28점)은 각각 14위와 16위를 기록했다.
(밴쿠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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