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를 하다 보면 개인적으로 ‘남을 돕는 사람들’ 에게 큰 관심을 가질 때가 있다.
소위 ‘나 하나 먹고 살기 바쁘다’는 시대에 이들은 왜 자기 주머니를 털어 ‘남까지’ 먹고 살게 하느라 고생들을 하는 것일까, 무엇이 이들을 그렇게 만드는 것일까 항상 궁금했다.
최근 취재차 비영리 단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는 것이 직업인 사람도 있었지만 몇몇은 자신의 본업은 따로 둔 채 ‘자원봉사’라는 이름으로 단체를 돕고 있었다.
이 때문에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걸어온 삶의 모습은 가지각색이었다. 중년의 주부는 민화연구가였고, 젊은 청년은 영화감독이었다. 누구는 법대를 졸업했고, 어떤 이는 경영학을 전공했다. 자신들과 함께 일하는 사람 중에는 변호사, 레스토랑 주인, 교사 등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들이 많다고 했다.
비슷한 점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 ‘가지각색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공통점 하나를 발견했다.
그것은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는 ‘능력’ 이었다.
때론 취재를 하며 “돈이 없다” “조금 더 벌면 남을 돕고 싶다” “할 줄 아는 것이 없다”는 이유로 나눔이나 도움을 주저하는 사람들을 본다.
그러나 실제로 나눔과 도움의 현장에 있는 이들은 “돈은 없지만 시간은 있다” “다른 건 할 수 없지만 그림은 그릴 수 있다” “건강한 몸은 있지 않느냐”며 밝게 웃었다.
전자는 가지지 못한 것을 탓했고, 후자는 가진 것에 감사했다.
전자가 할 수 없는 핑계를 찾는 동안 후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고 있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그것을 나눌 수 있다는 것, 그것은 분명 개발하고 키워나가야 할 하나의 ‘능력’ 이었다.
몇년 전 한인타운내 한 마약중독 재활센터에서 30대 후반의 성공한 의사를 만난 적이 있다.
그는 충실하고 성실한 아들이었고 학생이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의사가 되라고 했다. 열심히 공부해서 의대에 진학했고 결국 의사가 됐다. 돈도 많이 벌었고, 큰 집과 좋은 차가 생겼지만 인생의 기쁨이나 만족은 없었다.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 방황했고, 자살 실패로 결국 그 재활센터에 잠시 머물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인생의 가장 소중한 가치를 발견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자원봉사하는 사람들의 웃음을 보며 삶의 기쁨이나 만족이 어디에 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는생각이다. 자신이 배운 의학지식으로 다른 사람을 돕는다면 자신도 다시 웃을 수 있을 것 같아 조금 설렌다고 했던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여름방학 시즌이다. 자녀들에게는 많은 ‘시간’이 생겼다. 작은 것부터 나눌 줄 아는 능력을 키워주고, 나눔을 통한 삶의 기쁨이나 만족을 가르쳐 주는 것은 어떨까. 한인 비영리단체들은 언제나 시간이나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김동희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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