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학생이 다수 재학하는 남가주의 명문 UCLA가 교내식당에서 한국음식을 선보인다. 김치와 갈비는 물론, 비빔밥과 잡채, 불고기 등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들이 기숙사 식당에서 서브되는 것이다. 음식을 통해 다른 문화를 접하는 일은 자연스러우면서도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이는 한국문화를 알리는 좋은 기회라는 평이다.
이번 일을 성사시킨 데는 그동안 미국 내 한국음식 알리기에 힘써 온 농수산물 유통공사(LA aT센터)와 캘리포니아 요리학교(CIC·이명숙 요리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KFRI), LA통합교육구, UCLA 다이닝 서비스 관계자 등의 공헌이 컸다. LA aT센터와 이명숙 원장, 한국식품연구원은 UCLA 등 종합대학 학교 내 음식 관계자들과 LA 통합교육구 관계자들을 상대로 한국 전통음식 설명회 및 시식행사를 펼치고, 한국음식 홍보행사를 갖는 등 미국 곳곳에서 전통 한국음식의 우수성을 홍보해 왔다. 이들의 수고와 결실에 박수를 보내고, 더 많은 한국음식 홍보 도우미들이 생기길 기대하며 한국 음식 관계자들에게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한국음식은 일단 ‘명칭’을 통일해야 한다. 식당에 가면 어느 곳에서는 갈비를 ‘Galbi’라고 부르기도 하고, 어느 곳에서는 코리안 바비큐라 부른다. 한 외국인은 육개장을 먹고 싶었는데 정확한 명칭을 몰라 결국 주문을 못했다는 일화를 전해 줬다. 미국식이면 미국식, 한국식이면 한국식으로 공식 명칭을 지정하고 이를 지키면 이 같은 혼선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두 번째는 김치와 젓갈 등 우리만의 특별한 발효 음식의 우수성과 조리법을 적극 홍보함으로 한국음식의 자부심을 고취시켜야 한다. 김치는 한국음식의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식품인 발효식품의 대표주자다. 캘리포니아 요리학교의 이명숙 원장은 “항암효과가 있는 마늘을 넣고 발효시킨 김치는 그야말로 ‘살아 있는’ 영양덩어리”라고 설명했다. 김치는 만들어진 이후 발효되는 내내 살아 있는 유기체로 마치 오크통에서 숙성되는 와인과 같이 그 맛이 더욱 그윽해지는 신기한 음식이라는 것. 와인과 마찬가지로 잘 담근 뒤 보관만 잘 하면 그 가치를 매길 수 없을 만큼 귀한 음식임을 한인들이 먼저 인지해야 한다.
세 번째는 음식을 통한 한국 문화 수출 및 한국음식 시장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 김치는 이미 사스를 통해 우수한 효능이 입증된 식품이다. 프랑스 와인이 “프랑스인들은 레드와인을 마시기 때문에 심장병에 잘 안 걸린다”는 ‘프렌치 패러독스’가 소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고 와인을 통해 프랑스 음식문화까지 ‘패키지’로 더욱 인기를 끌었던 예를 한국음식 시장 개발에 적용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 중 하나인 프랑스 부르고뉴의 ‘로마네 콩티’(Romanee-Conti), 일본 고베 지역에서 생산되는 ‘고베 비프’와 같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OO지역 묵은지 김치’가 탄생하지 않으리란 법 없다.
한국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과 한인들의 노력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홍지은 특집 1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