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솔린 가격이 그야말로 금값이다.
미국의 평균 개솔린 가격은 지난 1975년만 해도 갤런 당 50센트를 넘지 않았다. 최근이라고 할 수 있는 2005년에도 개솔린의 평균 가격은 1.50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지금은 남가주의 개스값이 갤런 당 4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LA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일반 미니밴으로 왕복 여행을 계획하면 개스값으로 200달러 가까운 금액을 지출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미자동차클럽(AAA)에 따르면 지난 메모리얼 데이 연휴에 최근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자동차 여행객수가 감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항공 여행도 예외가 아니다. 원유가 폭등으로 ATA, 알로하 등 중형 사이즈 항공사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으며 미국 최대 항공사인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오는 15일부터 모든 수화물에 대해 수수료를 징수한다. 항공사들은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서비스 차지’(service charge)라는 편법을 사용해 항공료를 인상하고 있다. 기내식을 유료화 하는 항공사가 크게 늘어났으며 항공 서비스 시작될 때부터 무료로 제공해 오던 음료수, 땅콩 등 스낵까지 돈을 받는 항공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항공권을 전화로 구입할 경우 인터넷에 비해 10달러까지 추가 비용이 붙여지는 경우도 있으며 기내에서 베개와 담요를 돈을 받고 빌려주기도 한다. 그야말로 요즘 비행기를 타면 승무원들이 한국 기차에서 카트를 밀고 다니는 음식판매원으로 둔갑되었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경비가 높아졌다고 휴가철 여행을 포기하면 오히려 정신건강에 해롭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경제적으로 힘들 경우 비용을 최대로 줄일 수 있게 기간을 짧게 잡고 가까운 곳으로 휴가철 여행을 계획하라는 것이 그들의 조언이다.
LA만 해도 가까운 곳에 훌륭한 여행지들이 수없이 많다. 특히 저렴한 여행을 위한 캠핑장이 LA카운티 내에만 수백개에 달한다. 일단 카운티 북쪽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앤젤레스 국유림과 샌타모니카부터 말리부까지 길게 해변을 끼고 누워 있는 샌타모니카 마운튼 국립공원에는 전국적으로 명성이 높은 캠핑그라운드가 여러 개 있다.
LA에서 남쪽으로 2시간 거리인 샌디에고와 북쪽으로 1시간 30분 거리인 샌타바바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명소이다. 샌디에고의 경우 다운타운이나 유명 관광지인 미션베이, 라호야 등의 숙박업소들은 휴가철 예약도 어렵지만 가격 또한 만만찮다. 하지만 인근 도시인 출라비스타, 엘 카혼 등에 숙소를 정하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개스값이 부담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LA 한인타운에서 지하철과 메트로링크(Metrolink)를 이용하면 오렌지카운티의 제비 맞이로 유명한 샌후안 카피스트라노로나 벤추라카운티의 해변 관광지 옥스나드 등 먼 곳까지도 큰 경비를 들이지 않고 다녀올 수 있다.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떠나자. 바쁜 일상을 피해 인생의 고내를 잠시 잃고 지내는 것도 중요하고 여행 중 뜻밖으로 어려움의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백두현
특집 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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