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적 도박으로 몰고가는 맘모니즘
김진규(브루클린제일교회 목사)
최근 뉴저지 테너플라이에서 한인 일가족 3명이 무참히 죽임당한 소식을 듣고 모두들 치를 떨
었다. 나중에 살인 용의자로 체포된 최 모씨가 도박에 심히 중독된 사람임이 드러났다. 최씨는
동부 애틀란틱시티에서 뿐만 아니라 서부 캘리포니아의 카지노에서 자주 도박을 했고, 카지노
직원들조차도 큰 판이 벌어지면 그가 얼마나 자주 공격적으로 고액 배팅을 하곤 했는지도 잘 알 정도이다.그가 체포되었을 때에도 10만달러 상당의 현찰과 카지노 칩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세 사람씩이나 난자해 죽이고도 조금도 흔들림이 없이 도박장에 나타나서 도박을 하는 대담성이다. 이는 맨정신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사람들은 흔히 마약이나 술의 중독성은 잘 알고 조심하고 있다.
그러나 한인들이 도박에 대해서 마약이나 알콜에 대해서 경각심을 갖고 있는지 자문해 본다. 마약이나 알콜의 중독은 몸에 미치는 화학적인 영향이지만 도박은 심리적인 중독으로서 그 해악은 마약이나 알콜보다는 때로는 능가한다.심리학에서 도박이 제공하는 강화(reinforcement)는 심리적으로 가장 벗어나기 힘든 중독성을 초래한다고 한다. 도박은 타이밍상 규칙적으로 따거나 잃는 것이 아니고 불규칙하게 따기도 하고 잃기도 한다. 그리고 강화 방식도 항상 따거나 잃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따기도 하고 때로
는 잃기도 한다. 도박에서 따고 잃는 액수도 정해진 것이 아니라 가변적이다. 행동심리학에서는 이런 강화방식이 심리적으로 가장 거부하기 힘든 중독성을 낳는다고 한다. 그래서 일단 도박에 빠지게 되면 좀처럼 빠져나오기 힘든 심리적 중독을 일으킨다고 한다.
실례로 어느 한인여성이 도박을 해서 1천만 달러나 되는 거액을 따게 되었는데 이 액수면 일평생 쓰기에도 충분한 액수일 것이다. 그런데 도박의 중독성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도박장에 거의 매일 출입하면서 그 많은 돈을 다 잃어버렸고 나중에는 자동차 페이먼도 내지 못할 형편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도박에 일단 깊이 빠지게 되면 빠져 나오기가 심히 어려운 마약과 같은 중독성이 있다. 왜 도박을 하게 되는가? 단순한 호기심에서 하는가? 물론 그렇기도 하겠지만 또 다른 매력을 갖고 접근한다.
잡지를 구독하다 보면 고액의 현찰 배팅에 마치 당첨이나 된 것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우편물들을 보낸다. 마치 진짜 체크로 변화되는 것처럼 유혹한다. 이런 우편물은 결국 우리의 마음 깊숙히 도사리고 있는 일확천금의 한탕주의 심리를 자극하는 것이다.도박은 돈 때문에 하는 것이다. 그것도 거액을 노동 없이 한순간에 쉽게 획득하고자 하는 의도가 배후에 깔려있다. 그러므로 더욱 근본적인 도박의 원인은 현대인들에게 병적으로 만연해 있는 맘모니즘(mammonism)이 가장 큰 문제인 것이다. 미국에서 우스갯소리로 “뭐니뭐니 해도 머니가 최고야!”라는 배금사상이 갬블링의 근본적인 원인인 것이다.
언론에서 지적하고 있듯이 적지않은 한인들이 도박에 빠진 것은 보이지 않는 이런 맘몬이즘이 사회적 현상으로 나타난 것에 불과하다고 본다.
어떻게 해야 이런 근원적인 배금사상을 치유할 수가 있을까? 필자의 생각에는 우리들의 삶과 인생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근본적으로 변화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적은 소득이 공의를 겸하면 많은 소득이 불의를 겸한 것보다 나으리라”(잠 16:8)는 생각의 변화가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물질에 대한 건전한 인생철학이 정립이 될 때에 도박을 통해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한탕주의가 사라질 것이다.
한인사회에 날로 늘어나는 도박 중독을 막는 길은 단순한 ‘하지말라’의 논리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차원 높은 올바른 인생의 가치관 정립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딤전 6:10)라는 구절은 우리에게 영원한 교훈이 된다.돈은 귀한 것이다. 올바로 벌고 귀하게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타락한 심성 깊이 뿌리 박고 있
는 맘모니즘이란 가치관은 우리가 배격해야 할 사상이다. 배금사상 혹은 애금사상이 사라질 때에 궁극적으로 병적 도박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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