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공짜를 좋아한다?
업소의 물건을 마치 자신의 물건인양 마구 낭비하거나 지나치게 몰래 챙겨오는 한인들의 일부 몰지각한 행동이 꼴불견으로 지적되고 있다. 내 돈 주고 산 것이 아닌데 어떠랴 하는 생각과 이왕 공짜인데 많이 챙겨야 이득이라는 심리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한창 붐비는 점심시간, 플러싱 다운타운의 한 패스트푸드점.
한인 할머니 한분이 매장 한쪽에 손님들이 사용하도록 냅킨과 소스, 식도구 등을 비치해 둔 코너로 걸어가 거리낌 없이 냅킨을 한주먹 가득 쥐어 가방에 넣고는 돌아서 나간다. 이를 목격한 타인종 종업원이 급히 다가가 잘못됨을 지적했지만 할머니 얼굴에는 부끄러운 기색조차 없다.
할머니는 ‘쓰라고 둔 종이인데 누가 어떻게 쓰든 무슨 상관이냐’며 오히려 역정을 낸다. 옆 테이블에 있던 한 한인여성은 “한인 노인들, 특히 할머니들이 자주 와서 음식은 사먹지도 않은 채 냅킨을 마구 집어간다. 어떤 할머니는 자신은 냅킨을 돈 주고 사서 써 본 적이 없다고 자랑삼아 얘기할 정도”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렇다고 노인들만 탓할 일도 아니다. 혼자 자취하는 경우가 많은 한인 젊은이들도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케첩이나 설탕·소금 등 양념과 소스를 낯 뜨거울 정도로 마구잡이로 집어가기 일쑤라고.
같은 시간대 플러싱의 한 한식당. 누군가의 초대를 받았는지 옹기종기 모여 앉아 공짜 점심을 기다리는 한인 노인들 옆으로 종업원이 음식을 담는 종이상자와 국을 담을 플래스틱 통를 잔뜩 쌓아놓는다. 종업원은 이미 익숙하다는 표정으로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노인들의 지시에 따라 국과 반찬, 심지어는 밥까지도 모두 상자에 꾹꾹 눌러 담아 포장을 해준다.
반찬 그릇이 동이 날 때마다 계속해서 반찬이 채워졌고 그렇게 가져다 나른 반찬은 손꼽아 4~5회를 헤아릴 정도다. 노인 고객들은 조금 남겨 둔 밥과 반찬으로 겨우 끼니를 해결하고는 음식이 담긴 상자를 가방에 챙겨 넣고 일어선다. 종업원은 “한인 노인들의 이러한 습관은 소득계층에 상관없이 고루 나타난다. 하지만 대부분은 냉장고에 너무 오래 보관하다 자식들 눈에 띄어 결국 쓰레기통에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다. 비행기 여행을 한두 번 이상 해본 한인치고 항공사에서 탑승객에게 제공하는 미니 담요를 챙겨오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심지어는 식사와 함께 나오는 숟가락이나 포크를 챙겨오기도 한다. 농담 삼아 ‘비싸게 지불한 항공료에 비하면 이 정도는 새발의 피’라며 오히려 억울해 하는 한인들까지 있을 정도다.자신이 돈 주고 산 것이 아니라고 마구 낭비하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이미지보다는 남의 것이라도 마치 제 것인 것처럼 더 아끼고 남의 입장을 배려하는 한인들의 모습이 요구되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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