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들의 따뜻한 격려 속에 은퇴 하게 돼 기쁩니다. 아쉬움이 남지만 이웃사촌이 되어준 지역주민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건물주가 바뀌면서 임대료가 3배 가까이 인상, 부득이 25년 가까이 일해 온 자신의 세탁소를 정리하게 된 오경동(70), 오경자(64)씨 내외(사진)는 문을 닫기로 한 14일, 지역주민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브루클린 하이츠의 ‘사랑방’으로 또한 동네 아이들의 ‘데이케어 센터’로, 지역주민들이 대소사를 의논하는 ‘커뮤니티센터’로 지역주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온 ‘트러스팅 드라이 클리너(Trusting Dry Cleaner)’는 지역사회와 희로애락을 함께한 명소였다. 이 세탁소가 지역사회의 명소가 된 것은 성실과 진실로 지역주민들과 하나 되려 했던 이들 부부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브루클린 하이츠 코트 스트릿 4거리에 위치한 자신들의 세탁소를 지역주민들에게 개방, 누구나 쉬어갈 수 있도록 했고 가게 입구 쪽 전면 유리를 게시판으로 개방, 지역주민들의 대소사를 알리는 공간으로 제공했다.
이들 부부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신뢰는 집 열쇠를 믿고 맡기는 단계로까지 발전, 동네 30여 가구가 집 열쇠를 이들 부부에게 맡기고 일터로 나갈 정도가 됐다. 때문에 ‘트러스팅 드라이 클리너’가 문을 닫게 됐다는 소식을 접한 지역주민들의 아쉬움은 상상을 넘는다. 지역주민 1,069명이 자발적으로 서명한 진정서가 시의원에게 전달됐는가 하면 이들 부부를 위한 기금모금에 나서는 이웃들까지 있었다.
‘가족보다 진한 이웃사촌’ 스토리에 감동받은 뉴욕포스트는 지난 1월, 오씨 부부를 소개했다.
또 이들 부부의 세탁소는 2007년 3월 뉴욕매거진에 의해 최우수 세탁소에 선정되기도 했다. “파란 눈의 꼬마 아가씨가 이렇게 예쁜 대학생이 됐네요”라며 세탁소 벽을 가득 메운 사진들을 가리키며 지난 시간을 회상한 오경동씨는 “지역 주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지역사회와 하나 되려는 노력이 진정한 이민생활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브루클린 하이츠에서 성장한 오씨 부부의 큰 딸 은영씨와 작은 아들 필영씨는 각각 브루클린 검찰청 검사와 세인트 빈센트 병원 수술전문의로 성장, 이제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고 있다. 오씨 부부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지역주민들은 이달 30일 이들 부부를 위한 파티를 열기로 했는데 이미 100명이 넘는 이웃들이 참석을 약속했다.
한편 오경자씨는 브루클린 검찰청이 수여하는 올해의 ‘위대한 여성상’ 수상자로 선정, 25일 브루클린 보로청에서 영예의 상을 수상한다. 오씨는 “브루클린 검찰청의 윈다 루시벨라 검사가 본인을 추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역사회를 위해 한 일도 별도 없는데 영예의 상을 수상하게 돼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의 에콜드 보자르(미대)에서 건축학을 공부한 이들 부부는 지난 75년 도미, 뉴저지에서 이민생활을 시작한 후 84년 6월 브루클린 하이츠 소재 ‘트러스트 드라이 클리너’를 인수하면서 브루클린에 정착했다.
<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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