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을 작게 하는 바락 오바마 열풍
미주 한인들도 이제 관심 가질 때
이명박 제17대 한국 대통령이 25일 공식 취임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선진화 시대를 강조하며 이명박 정권을 출범시켰다.그는 취임사에서 “소모적인 정치관행과 과감하게 결별하자”고 제안하며 “민생고를 덜어 주고 희망을 주는 것이 실용정치의 기본”이라고 규정했다.여야당으로 갈려 서로 손가락질하며 국익보다는 당리에 몰두해온 정치판이 국민을 위해 근본과 중심을 되찾을 것을 촉구한 것이다.
외교 분야에서는 한·미동맹 강화라는 대원칙을 추구할 것임을 분명히 했고 지난 선거에서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경제 살리기에 대해서는 ‘작은 정부, 큰 시장’이라는 큰 틀을 제시했다.지난 10년간의 김대중·노무현 정권에 대한 강도 높은 고발이기도 하자 소위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를 혹평하며 자신에게 한국을 다시 올바른 궤도에 올려놓으라고 주문한 국민의 뜻을 이행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실제로 한국 국민은 지난 대선에서 이 후보에게 48.7%의 지지율을 투표로 확인시켜 그를 2위 후보와 역대 대선 사상 최대 표차를 기록하며 당선된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한국 국민의 이 같은 ‘맨대이트’(Mandate)는 수년간 경제, 사회, 정치 등 전반적인 국정에 쌓여온 불만이 이를 바꿔나가겠다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커다란 기대감과 희망으로 표출된 것이다.마치 이를 반영하듯 과거 역대 대통령 취임식날 틀림없이 하락해오던 증시가 이 대통령 취임식
날은 전날보다 22.68포인트(코스피), 1.34% 상승한 1709.13 포인트로 마감하기까지 했다.한국 국민은 이제 이명박 정부가 선거당시 내세운 공약을 충실히 지켜나가는가를 감시하고 평가하는 일만 남았으며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친북정책과 반미외교에 불안해하던 미주 한인들도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미국도 기대감과 희망이라는 ‘맨대이트’를 얻어 오는 4년간 미국을 이끌어나갈 차기 대통령 선출에 한창이다.민주당에서는 힐러리 클린턴과 바락 오바마 미 연방상원의원이, 공화당에서는 존 맥케인 미 연방상원의원,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론 폴 미 연방하원의원이 각각 당 공천을 얻기 위해 열띈 ‘캠페인’(Campaign)을 벌이고 있다.공화당의 경우 당 공천을 위해 후보가 확보해야 하는 1,191명 대의원수중 25일 현재 맥케인 후
보가 918명, 허커비 후보가 217명, 폴 후보가 16명을 각각 확보한 상태로 내달 4일 치러질 텍사스주, 오하이오주, 버몬트주, 로드 아일랜드주 예비선거에서 맥케인 후보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자리를 굳힐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당 공천을 놓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사회복지운동가 출신 흑인 정치인 바락 오바마 후보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이들은 당 공천에 필요한 2,025명 대의원수중 오바마 후보가 1,319명으로 1,250명을 확보한 클린턴 후보를 앞서고 있으나 예비선거 결과 양 후보 중 그 누구도 2,025명 대의원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당 공천 결정권이 주어진 ‘수퍼 대의원’(Super Delegates)은 클린턴 후보가 234명으로 161명의 오바마 의원을 누르고 있다.이들의 치열한 경쟁은 지난 5일 뉴욕과 뉴저지주를 비롯, 총 24개주가 일제히 예비 선거를 치
룬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 결과 클린턴 후보가 8개주에서 승리 834명 대의원을 확보한데 비해 오바마 후보가 13개주에서 승리 847명 대의원을 확보하면서 정계와 언론의 예측을 완전히 뒤엎고 ‘승리’ 한데에서 시작됐다.
이어 그 후 치러진 10개주 예비선거에서 오바마 후보가 10전10승을 기록하고 재외국민 투표에서도 마저도 클린턴 후보를 눌러 11연승이라는 오름세를 타고 더욱 가열되고 있다.특히 지난 19일 치러진 워싱턴주, 위스컨신주 예비선거의 경우 오바마 후보가 ‘수퍼 화요일’ 당시 클린턴 후보를 큰 차이로 선호한 지지층인 저소득층, 노동자, 히스패닉과 심지어는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좁혀 ‘오바마 열풍’을 재확인한데 이어 바로 이들 유권자층이 상당표를 행사하고 무려 400명에 달하는 대의원수가 결려있는 내달 4일 택사스주, 오하이오주 예비선거에서 선전해 클린턴 후보의 사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잇달아 나오며 절정을 이루고 있다.
명문 웨슬리 대학을 거쳐 예일 법대를 졸업한 뒤 연방의회 법률자문, 주지사 부인과 영부인, 연방상원의원 등으로 30년이 넘는 정치 경력을 자랑하고 높은 인지도를 즐기며 미주 한인사회로부터도 각종 후원과 지지를 얻어온 힐러리가 불과 3년전에 미 연방상원에 진출, 지난해 대선 후보로 출마를 선언하기 전까지는 한인사회에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은 무명 흑인 정치인 바락에게 가로막혀 백악관 행진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정계와 언론은 물론 수많은 유권자들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실제로 클린턴과 오바마 후보가 각각 내세운 공약을 보면 외교, 정치, 경제, 보건, 교육, 환경. 이민 분야에서 큰 차이가 없다.
양측 모두가 이라크 전쟁의 종결을 약속하고 있고 극소수 고소득층에게 감세와 면세 혜택이 주어져 있는 현 세금법을 뜯어고쳐 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고 한다.미국인 모두가 가입할 수 있는 저렴한 ‘건강보험’ 제도를 도입하고 수입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춤과 동시에 환경오염을 줄이는 ‘그린 에너지’(Green Energy) 개발 지원향상 등 미국의 미래에 대한 비전이 거의 일치한다.이민 분야에서도 국경 보호 강화와 더불어 1,200만명으로 추산되는 미국내 서류미비자들에게 합법 체류신분 취득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과 대학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그렇고 민주당과 공화당간의 당파 싸움을 협조, 협력으로 극복해 나가겠다는 다짐도 그렇다.
그러나 오바마 후보가 날이 갈수록 클린턴 후보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은 그의 ‘연설’이 듣는 사람들을 홀리듯 사로잡기 때문이다.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청취자 개개인 한명 한명에게 살기 좋은 미국에 대한 희망과 기대감을 심어주는, 유권자 한명 한명이 오는 대선에서 한 표 행사로 아버지 부시 대통령, 클린턴 대통령, 아들 부시 대통령 정권을 거치며 서민들과 동떨어진 정책을 펼쳐온 백악관과 의회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대 개혁의 가능성을 설득력 있게 퍼뜨리고 있는 것이다.이 같은 ‘웅변’ 능력은 그동안 부시 공화당 정부 정책에 불만을 품어온 미국 시민들의 ‘바
꿔’ 열망에 워싱턴 정가의 ‘인사이더’(Insider)인 힐러리의 화려한 정치 경력이 오히려 장애로 부각돼 ‘한통속’으로 밀려나는 결과를 낳는 거센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1961년 8월4일 케냐인 흑인 아버지와 미국인 백인 어머니 사이에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태어나 2세 때 아버지가 집을 떠나자 홀어머니와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에서 자란 바락 후세인 오바마.6세~10세 어린 나이 성장 과정을 재혼한 어머니와 함께 낮선 인도네시아 자카타에서 보낸 뒤 미국으로 돌아와 청소년 시절 방황시기를 극복하고 일어나 뉴욕 컬럼비아 대학과 하버드 법대를 거쳐 사회복지 운동가, 대학 강사, 인권 변호사로 활동한 뒤 1997년 일리노이주 연방상원으로 정계에 뛰어들어 2004년 11월 미국 역사상 3번째 선출 흑인 연방상원으로 우뚝선 오바마.
내달 4일 예비선거를 앞두고 미주한인들도 이제 오바마 후보가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과 같이 시민들의 ‘바꿔’ 열망에 힘입어 희망과 기대라는 ‘맨대이트’를 떠안고 백악관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날로 높아짐에 따라 과연 그는 누구이며 그의 정책이 한인사회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에 관심을 가질 때가 됐다.
<신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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