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요일 미 전국은 스포츠 열기에 휩싸이게 된다. 뉴잉글랜드 페이트리어츠와 뉴욕 자이언츠 간의 42회 수퍼보울 경기가 열리는 ‘수퍼선데이’이기 때문이다. 이미 정규 시즌에서 한 차례 명승부를 펼친 바 있는 두 팀 간의 대결은 특히 페이트리어츠의 시즌 19전 전승 우승이라는 대기록이 달성될지 여부 때문에 역대 어느 수퍼보울보다도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퍼보울은 더 이상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다. 수퍼보울은 미국의 문화를 상징하는 코드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했다. 이날 미국인들은 가까운 친지,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모여 파티를 벌이며 경기를 즐긴다. 한인들, 특히 젊은층들 사이에도 ‘수퍼선데이’ 파티는 의례적인 이벤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1년 중 피자가 가장 많이 팔리는 날의 하나가 ‘수퍼선데이’며 이를 앞두고 빅 스크린 TV도 날개 돋친 듯 팔린다. 수퍼보울 한 경기 자체만으로도 경기 부양 효과가 엄청난 것이다.
수퍼보울을 보기 위해 TV 앞에 모이는 미국인만 1억에 가깝다. 전 세계적으로는 수억명이 경기를 본다. 40%를 넘는 시청률이 보장되는 만큼 광고료 또한 엄청나다. 초당 9만달러, 즉 30초 광고 한번에 270만달러라는 천문학적 광고료가 부과된다. 얼마 전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수퍼보울을 브랜드 가치가 가장 높은 스포츠 이벤트로 선정한 것은 이러한 인기와 경제적 효과 때문이다.
지금은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로 우뚝 선 수퍼보울이지만 시작부터 창대했던 것은 아니다. 1회 수퍼보울이 열린 것은 지난 1967년. 당시 양대 프로리그였던 NFL과 AFL를 하나로 묶으면서 양 리그 우승팀간의 챔피언십 경기를 가진 것이 수퍼보울의 효시다.
당시 NFL 커미셔너였던 피트 로젤은 이 경기의 이름을 ‘더 빅 원’(The Big One)으로 부르기 원했다. 그랬던 것이 수퍼보울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된 것은 AFL 창설자인 라마 헌트의 제안 때문이었다. 이름을 놓고 고민하던 헌트는 자기 아이들이 ‘수퍼볼’(Super Ball)이라는 장난감을 갖고 노는 것을 보다가 수퍼보울이라는 명칭을 생각해 냈다. 임시로 수퍼보울이라는 명칭을 붙이고 나중에 좀 더 좋은 이름을 찾자고 했던 것이 그대로 굳어져버린 것이다. 헌트의 아이들이 갖고 놀던 ‘수퍼볼’은 NFL ‘명예의 전당’에 전시돼 있다.
1회 수퍼보울이 열린 곳은 LA의 콜러시엄. 그러나 첫 수퍼보울 인기는 형편없어 10만 경기장에 고작 6만여명이 입장했을 뿐이다. TV 시청률도 별로였다. 그랬던 수퍼보울이지만 로젤 등 NFL 커미셔너들의 뛰어난 리더십과 마케팅 능력 덕분에 서서히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고 열광하는 스포츠 이벤트로 자리 잡아왔다. 풋볼이 프론티어 정신으로 상징되는 미국적 정신에 가장 부합하는데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원초적 액션이 넘쳐나는 스포츠라는 점이 인기의 원동력이 됐음은 물론이다.
유명 맥주회사인 밀러는 현재 이베이를 통해 배리 샌더스 등 유명 풋볼스타들을 가정 집 수퍼보울 파티에 초대할 수 있는 권리를 경매에 부치고 있다. 수익금은 물론 자선기관에 전달되는데 이렇듯 NFL과 기업들은 수퍼보울을 전 미국인들의 축제로 만드는 일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런 만큼 너무 승부에만 몰입할게 아니라 축제에 동참한다는 기분으로 먹고 마시며 느긋하게 경기를 시청하는 자세가 수퍼보울을 10배로 즐길 수 있는 지혜가 아닐까 싶다.
수퍼선데이가 지나면 곧 바로 대선 후보 윤곽을 드러내 줄 수퍼화요일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고 보니 다음 주는 ‘수퍼위크’라 이름 붙여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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