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우 시작입니다. 올해 중반이나 연말이 되면 아주 심각해질 겁니다. 재융자로 버티던 사람들이 그때쯤이면 두 손을 들게 되는 것이지요”
전국적으로 일고 있는 주택 차압 사태에 대한 한 한인 부동산 중개인의 전망이다.
지난 몇 년 끝 모르고 달아오르던 부동산 투자·투기 열풍에 찬바람이 불어 닥친 것은 1년 전. 이후 어느 도시 어느 동네를 가든지 주택가 골목마다 ‘For Sale’ 팻말이 우후죽순으로 꽂히더니 최근 대규모 차압사태가 밀어닥치고 있다.
남가주 어바인에 소재한 한 관련 조사기관의 통계를 보면 지난 한 해 동안 차압 관련 경고통지를 받은 주택은 그 전해에 비해 79%가 늘어났다. 주택을 차압당하는 이유는 물론 돈이 없기 때문이다. 돈이 없어서 주택 융자금을 3개월 정도 못 갚으면 모기지 연체 경고장이 날아들고, 그래도 해결을 못 하면 은행이 차압 절차에 들어간다.
그런데 모기지 연체 경고 케이스가 3개월 전부터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 차압사태는 앞으로 계속 심각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06년만 해도 뜨거웠던 ‘사자’ 열풍이 불과 한두해 사이 ‘차압’ 열풍으로 바뀌었다.
부동산 열기가 유난했던 캘리포니아는 차압 한파도 거세다. 지난 한해동안 차압 당했거나 차압 절차에 들어간 주택의 숫자로 볼때 캘리포니아는 전국 1위이다.
남가주에서는 발렌시아, 샌타클라리타, 치노, 리버사이드 등 신도시 개발 지역에서 특히 차압이 많은데 이들 지역은 한인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며 투자한 곳이기도 하다. 월 모기지 낼 돈은 없고, 집은 안 팔리고, 집값이 떨어져 재융자도 안되고 …속이 바작바작 타는 사람들이 한인사회에서도 부지기수이다. 차압 전문 변호사에게 문의하기도 하지만 잠시 시간을 버는 임시방편 일뿐 돈 안내고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처음부터 경제력이 안되는 사람들이 왜 무리하게 집을 샀을까. 한마디로 욕심 때문이다. 주위에서 집 사고 팔며 재미를 보았다는 이야기들을 듣다 보니 “남들 다 하는 데 나라고 못할까”싶은 오기가 생긴 것이다.
예를 들어 한인 타운에서 웬만한 집은 60만 달러, 콘도도 50만 달러가 넘는다. 그런가 하면 전문직 종사자가 아닌 한 부부가 열심히 일해서 월 6,000달러를 벌면 잘 버는 것이다. 이 수입은 한인 타운에서 집을 사고 융자금을 갚아나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
그런데도 이들이 집을 살 수 있었던 것은 매달 이자도 안 되는 소액을 갚는 변칙 융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갈수록 원금이 불어나는 것이다. 경기 좋았을 때는 그렇게라도 1-2년 버티다 집을 팔면 남는 게 있었다. 하지만 가격이 바닥에 떨어진 지금, 은행이 정상적 융자금 납부를 요구하면 두 손을 들 수밖에 없다.
무리한 투자로 낭패를 본 것이 일반인들만도 아니다. 주택 시장 활황을 타고 가장 재미를 본 사람들은 부동산 중개인들. 커미션 수입이 상당했다. 그런데 거기에 만족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고객들이 사고팔며 거액을 챙기는 것을 보고 자신도 투자했다가 발목 잡힌 케이스가 꽤 있다고 한다. 언제 어디서나 욕심이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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