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언론공개를 시작으로 27일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막을 내린 ‘2008 북미국제오토쇼’를 찾았다. 미국의 자동차 업계 ‘빅3’ GM, 포드, 크라이슬러의 본사가 있는 곳이며 자동차 산업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북미국제오토쇼에는 해마다 최첨단 기술과 디자인으로 무장된 차량들이 출시된다.
101회년째를 맞은 올해에는 28종의 신모델과 컨셉카가 등장했고 700여대의 차량이 전시돼 저마다 언론 및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한껏 자태를 뽐냈다.
수많은 차량 속에 이번 오토쇼에서는 자동차 업계의 트랜드인 친환경 바람과 함께 또 하나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바로 ‘한류 열풍’.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업체인 GM의 셰볼레와 허머, 캐딜락 등 3개 브랜드가 선보인 콜벳 ZR1, 프로보크, 허머 HX컨셉은 모두 한인 디자이너의 손에 의해 탄생했다. 닛산의 컨셉카 포럼 역시 한인 디자이너 백진철씨의 작품. 행사 기간 찾은 GM 디자인 센터에는 GM의 미래를 짊어질 40여명의 젊은 한인 디자이너들이 창작 작업에 한창이었다.
오는 2월 브라질 GM 글로벌 스몰트럭&SUV 외관디자인 매니저로 취임하는 스티브 김씨는 “미국 자동차 업계에서 활약 중인 한인 디자이너는 약 100명”이라며 “모두 1세 혹은 1.5세들로 한인들에게 쉽게 문을 열지 않던 주류 자동차 업계에 진출해 현재 각자 위치에서 한인의 위상을 높이고 후배들을 위한 길을 먼저 열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개인의 실적이나 성취감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개척자 정신으로 한인 후배들이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그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는 사명감에 찬 말이었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빅3’에 초점이 맞춰지는 디트로이트 오토쇼였지만 올해 현장에서 한국 자동차 메이커는 큰 화제를 낳았다.
현대자동차는 북미 출시형 완성차 프리미엄 중형 세단 ‘제네시스’를 선보였는데, 제네시스에 담긴 현대차의 기술력은 30년의 짧은 역사를 지닌 업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이 현지 기자들의 반응이었다. 심지어 올해 창사 100주년을 맞은 GM의 릭 왜고너 회장은 현대차를 가장 경계해야할 경쟁 업체로 지목하기도 했다.
기아자동차는 미국의 인기 프로스포츠 NBA와의 공식 후원업체 계약을 체결하며 화려한 이벤트와 함께 대형 SUV 보레고의 베일을 벗겼다. 보레고는 기아차가 미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세그먼트로 향후 성공여부에 대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GM의 에드워드 웰번 글로벌 디자인 부사장은 “한인들의 뛰어난 손재주는 세계 탑글래스”라며 “어떤 업체라도 현재 한인 인재를 뽑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한국 연예인들의 인기로 인해 생긴 ‘한류열풍’이라는 말은 현재 미국 자동차 산업으로 넘어와 이곳에서도 서서히 그 바람이 일어나기 시작한 듯싶다.
김진호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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