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3라운드서 오바마에 승리..2승1패
(라스베이거스.워싱턴) 장익상 조복래 특파원= 승리의 여신은 힐러리에게 미소를 보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초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던 네바다주 민주당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최대 경쟁자인 버락 오바마 의원을 누르고 승리의 축배를 들었다.
3일 아이오와 코커스 참패 이후 8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가까스로 부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린 상태에서 초미의 관심속에 치러진 이날 3라운드 격전에서 힐러리가 승리함으로써 향후 경선과정에서 유리한 국면을 맞게 됐다.
◇ 힐러리-오바마 팽팽한 균형 깨지나= 특히 이번 경선은 1대1의 무승부 상태에서 향후 경선 주도권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이었다는 점에서 팽팽한 균형을 이뤄온 힐러리-오바마간 경쟁구도가 서서히 한쪽으로 쏠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아닌게 아니라 힐러리 캠프는 ‘힐러리 대세론’이 가속화돼 아이오와에서 불기 시작한 ‘오바마 돌풍’을 잠재울 것이라고 호언했다.
물론 아직 오바마의 ‘변화와 희망’ 구호에 열광하는 미국인들이 적지 않고 날로 세를 늘려가는 분위기여서 현재로선 힐러리 우세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힐러리의 이번 네바다 코커스 승리는 여러 측면에서 결코 의미가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분석이다.
전체 인구의 25%, 전체 유권자의 12%가 히스패닉계인 네바다주 경선은 미 서부지역 히스패닉계 표심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네바다 코커스는 민주당 후보들이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이었다.
여기서 승리해야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 애리조나, 뉴멕시코 등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많은 서부의 표심을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뉴멕시코주는 유권자의 37%가 히스패닉이고, 전체의 10%로 가장 많은 대의원(441명)을 선출하는 초대형 주 캘리포니아도 히스패닉이 25%를 차지한다. 각각 281명과 127명의 대의원을 뽑는 뉴욕주와 뉴저지주도 10%가 히스패닉이다.
히스패닉은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특정 후보에게 몰표를 던지는 성향이 있어 힐러리의 이번 승리는 라티노 밀집지역인 서부 다른 주들에도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힐러리 승인(勝因)은 = 이번 네바다 코커스는 힐러리의 탄탄한 조직표가 오바마의 바람을 꺾은 선거 결과였다.
사실 오바마가 아이오와에서 돌풍을 일으키기 수개월 전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힐러리의 압승이었다.
힐러리는 이미 민주당내 영향력이 큰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아들 로리를 비롯, 밥 밀러 전 네바다 주지사, 잰 존스 전 라스베이거스 시장 등 주류세력의 지지를 확보했다.
게다가 캐스팅 보트를 쥔 ‘히스패닉 커뮤니티’의 지지도 확보했다. 여기에는 남편 클린턴 전 대통령의 후광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한때 6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라스베이거스 요식업노조(노조원의 다수가 호텔에서 근무)가 오바마 지지를 선언한데 이어 라스베이거스 시내 카지노호텔에서의 코커스 대회 개최 허용 판결이 나오면서 히스패닉 표심이 오바마로 쏠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힐러리는 이를 무난히 극복했다.
그러나 라티노 조합원들은 당초 예상만큼 투표에 광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은 것으로 CNN은 보도했다.
아울러 경제문제가 최대 이슈로 부상하는 시점에서 부시 대통령과 차별화된 경제 해법을 가장 먼저 제시한 것도 승리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힐러리는 19일 성명을 통해 부시의 접근방식은 고정 수입에만 의존, 엄청난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는 수백만 명의 저소득 고령자에게 완전한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백인보다 평균적으로 저소득층인 흑인과 히스패닉계 가족들을 무시하게 될 것이라며 소수인종 표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주택 저당물 반환권 상실 사태를 막기 위한 긴급 구호자금을 포함해 총 700억달러의 긴급 부양책과, 이와는 별도로 근로자 가족에 총 400억달러의 세금환급을 제공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자신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와 불법이민자 문제도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경험 있는 후보임을 부각시킨 것도 승리의 배경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미 유권자들, 특히 여성 유권자들의 감성을 자극한 힐러리의 ‘뉴햄프셔 눈물’의 효과가 이번 선거에서도 일부 작용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 힐러리 캠프 ‘슈퍼 화요일’서 결판낸다 = 네바다에서 중요한 승리를 낚은 힐러리 진영은 이제 눈길을 2월5일 ‘슈퍼 화요일’로 돌리고 있다.
물론 남부지역 표심의 향방을 결정할 26일 사우스 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의 최종 관문이 남아있긴 하지만 20여개 주가 한꺼번에 경선을 치르는 ‘슈퍼 화요일’에서 대미를 장식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로만 보면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뉴저지 등 대형 주들에서 힐러리가 오바마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이변이 없는 한 힐러리가 우세한 국면을 이끌어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오바마가 사우스 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또 한 번의 역전극을 이루어내 또다시 2대 2의 동점을 이룰 경우 승부는 또다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cb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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