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컬릿으로 유명한 14개국에서 수입 된 코코아와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프랑스 트뤼프 버섯으로 만들어 진다. 18캐럿의 금박으로 장식한 컵에 담긴 뒤 5g의 24캐럿 식용 금가루도 뒤집어썼다. 18캐럿짜리 스푼과 1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18캐럿 금관이 곁들여지며, 파운드 당 2,600달러 상당의 라 메들린 트러플이 사이드로 서브된다.
지난주 뉴욕 세렌디피디3 레스토랑이 선보인 2만 5,000달러짜리 디저트 ‘프로즌 오트 초컬릿’(Frrozen Haute Chocolate) 얘기다.
‘세상에서 제일 비싼 디저트’로 기네스북에 가뿐히 이름을 올린 이 디저트는 말만 들어도 어지러울 정도의 온갖 휘황찬란한 재료로 만들어진다.
세렌디피디3 레스토랑은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2만 5,000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을 책정했을까.
세렌디피디3의 업주 스테반 브루스는 “프로즌 오트 초컬릿의 맛을 완성시키기 위한 수많은 음식재료를 연구, 오랜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며 ”함께 서브하는 금 스푼을 디자인하는데만 3개월이 꼬박 걸렸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뉴욕 방문을 계획 중인 몇 몇 유럽인들이 이미 프로즌 오트 초컬릿을 주문해 놓은 상태”라고 덧 붙였다.
2만 5,000달러까지는 아니어도, 최근 고급 레스토랑 업계에는 황당(?)할 만큼 값비싼 음식을 출시하는 것이 트랜드다.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웨스틴 뉴욕 호텔의 프랭크 투화그 셰프는 프로즌 오트 초컬릿 출시 하루 전 와이트 트러플 크림 치즈와 고찌 베리 리즐링 등을 수놓은 1,000달러짜리 베이글을 선보였다. 세렌디피디3 레스토랑이 4년전 출시한 1,000달러짜리 아이스크림 선대는 록 스타와 정계 인사, 연예인들이 선호하는 단골 메뉴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초호화 음식들은 ‘나는 이런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클래스’라는 사실을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고도 온 세상에 알리는 ‘상징’적인 효과를 갖는다. 다른 사람은 상상도 못하는 가격의 음식을 ‘클래스 되는 우리끼리’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수천수만 달러를 기꺼이 지불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기회비용이라는 것이 있다. 하나의 재화를 선택했을 때, 그로 인해 포기할 수 있는 다른 재화의 가치를 말하는 것으로, 어떤 사람에게는 한번 먹고 마는 아이스크림을 위해 1,000달러를 소비하는 것은 ‘정신 나간’일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그 맛과 느낌은 1,000달러 이상의 값어치가 있는 것이다. 기회비용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호화 디저트를 소비하는 사람들에 대해 왈가불가 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갑자기 월드비전이 펼치는 한 아동 돕기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단 30달러로 한 아이의 한 달 기본 생계비를 댈 수 있다는데, 2만 5,000달러로는 833명의 아동의 한달치 생계가 해결된다. 도대체 833명의 생명과 맞바꿀 수 있는 초컬릿의 맛은 어떤 맛일까.
한 해를 정리하고 주변의 이웃을 돌아보는 연말은 씀씀이도 커지는 시기이다.
비단 음식뿐만 아니라 패션 아이템, 여행 패키지 등에 대한 내 수준에 맞는 기회비용, 과소비의 기준은 어디일지 생각해 보고 이에 맞춰 지혜로운 소비를 계획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홍지은 / 특집 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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