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관의 은행 이야기 / 은행의 정의에 대하여
나종관
많은 수의 다양한 형태의 은행 및 유사금융기관이 미국내에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도 은행에 대한 보편타당한 정의가 내려진 것은 없다.
현재까지의 법적개념은 예금수취 및 일반 산업대출 기능, 연방예금보험공사에 가입돼 있는가 하는 정도를 은행 기준으로 삼고 있으나 은행과 기타 금융기관과의 업무의 구분이 점차 애매모호해지고 이러한 변천 추세가 빨라 종래의 생각만으로 은행에 관한 정의를 내린다는 것은 곤란하다.
전통적으로 은행은 건전 영업과 안전성이란 이유로 정부나 관계당국의 관심의 초점이 되어왔으며 이로 인하여 많은 규제를 받아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은행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은행이 은행과 다른 금융기관이나 금융 브로커들과 기능적인 면에서 무엇이 상이한 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들 기관은 생명보험회사나 연금기금 관리회사 그리고 투자회사 등을 포함하며 이들은 과거 역사적으로 분명한 설립목적을 갖고 있었으나 최근에 와서는 기능적이나 서비스 면에서 점점 은행과 유사해지고 있다
은행이란 과연 무엇인가?
과연 무엇을 하며 그 기능은 어떠한가 하는 물음과 관련, 은행이란 구조적으로는 단위은행, 지점식 은행 또는 특수회사 식 은행으로 분류되어진다.
이중 특수회사식 은행이 최근에 가장 보편적으로 운영 되고 있는 형태이며 대부분의 은행들은 코래스 관계를 맺어 타 은행들과 다양한 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유럽의 역사적 배경을 보면 로마제국 당시 실질적인 금융행위 즉 은행업무가 있었으나 중세기 전반에 접어들면서 국가 간의 교역량이 점차 줄어들고 고리대금 취급에 따른 성직자의 파문 등으로 은행업은 급속히 쇠퇴하게 되었으나 그 이후 각 국가 간의 교역량이 다시 증가하고 신앙도 점차 완숙해 짐에 따라 은행업이 다시 활기를 띠게 되었고 이러한 현상은 이태리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었다.
이결과 1609년에는 The Bank of Amsterdam이 설립되었고 1694년에는 상업은행으로써의 면모를 갖춘 The Bank of England가 그리고 1716년에는 프랑스 파리에 The Bank of Royal이 신설되고 미국에서는 1781년 에 첫 은행이 연방상원의 인준을 받아 설립됐다. 한국에서 최초의 은행은 조흥은행을 합병한 신한은행과 상업은행, 한일은행을 모체로 한 우리은행이 1년 전후로 최초로 설립된 은행이라고 보고 있으나 필자가 1979년 당시 상업은행 80년사 작업을 위해 서울시와 관련기관들이 소장한 사료들을 수집,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에서 은행의 효시는 상업은행의 전신으로 1899년 1월 30일에 대한제국 탁지부(현 재무부)의 인가를 받아 설립된 대한천일은행이라고 본다.
특히 주주명부에 기재된 첫 번 째 주주는 대한제국의 영친왕으로 돼있고 (영친왕의 이름은 타 주주의 이름보다 한 단계 높게 기재되어있음을 주목할 만하다) 은행설립을 위한 청원서(현 인가신청서)에 따르면 화폐융통은 상무흥왕의 본이기로 …후략 라하여 육하원칙에 따라 현재와 동일하게 인가 당국인 탁지부에 은행으로써의 설립인가를 신청하고 승인을 받은 일을 고려해볼 때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긴 역사에도 불구하고 은행에 대한 명쾌한 법적인 정의가 내려지지 않은 가운데 최근의 금융기관간의 수렴현상이나 이합집산의 현상으로 다시금 은행에 대한 개념정립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며 일반적인 정의가 없다는 점은 은행을 규제하기 위한 법적근거를 찾는데 또 다른 문제점을 야기 시킬지 모를 일이다.
결론적으로 은행이란 상업적인 감각으로 볼 때 기금을 모아 다시 말하면 예금을 받아 이것으로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금융 매개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며 역사적으로도 은행이 여타금융기관들과 구분돼지는 척도로는 요구불 형태의 예금을 취급하고 있는지 여부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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