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부터 조선족을 대상으로 무료 영어 교실을 운영해 오고 있는 조재호(58·사진)씨.
단 하루를 빼고는 지난 1년 6개월 동안 영어 교실을 빠져본 적이 없을 정도로 조씨는 영어 교실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20년 넘게 맨하탄 다운타운에서 조명등 가게를 운영해 온 조씨가 몇 년 전 직원 모집을 할 때
였다. 영어 사용이 유창할 필요가 없는 일의 특성상 영어가 필요없다는 구인 광고를 낸 후 한 조선족 직원을 채용했다.그러나 영어가 필요없다는 내용의 광고를 냈지만 뉴욕에 살면서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할 것이라고는 상상치 못했던 조씨의 기대는 새로 고용된 조선족 직원을 통해 순식간에 깨졌다.
“영어를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는 조선족 직원의 말을 들었을 때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이것이 조선족들을 대상으로 영어 교실을 운영하게 된 동기이다”고 설명했다. 매주 평균 7명 정도의 소수정예로 기초부터 꼼꼼히 다지는 조씨의 영어 수업에는 중국 연변과
심양 출신의 조선족 학생들이 주를 이룬다. 중국에서 영어를 한 번도 배운 적 없는 이들은 이민 생활에서 피할 수 없는 언어 장벽으로 인해 누구보다도 고생이 심하다. 그래서 조씨는 알파벳과 영어 발음기호부터 가르치기 시작했다. 영어공부 초급과정을 지나자 학생들 중에는 영어 수준이 향상되고 말문이 트이자 손님들과 대화도 주고받는 등 직장에서 임금까지 인상됐다며 기뻐하는 이들도 있다.
‘러브 미션’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월요일 뉴욕효신장로교회 건물 3층의 작은 교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영어 수업을 통해 조씨가 목표하는 것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학생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것이다. 하루 10~12시간 일하고 영어 수업을 받으러 오는 학생들을 위해 매주 푸짐한 간식거리를 준비하고 매일 이들을 데려오고 집으로 데려다 주는 기사노릇까지 마다하지 않는다.조씨가 강조하는 사랑 실천을 통해 그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는 학생들과 조씨 사이에는 인간적인 유대감과 화목한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정보라 기자> A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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