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수입한 식품들에 문제가 많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아는 일이다. 그래서 가능한 한 중국산은 먹지 않겠다고 결심을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다.
예를 들어 어느 정갈한 한식당에 갔다고 하자. 기본적으로 나오는 것은 김치, 나물 등 밑반찬. 배추, 오이, 무, 호박 등 채소가 캘리포니아 산이라고 해서 안심할 일이 아니다. 기본양념인 고춧가루, 마늘, 생강 등은 중국산일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산 생강에 유해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니 생으로 먹지 말라는 경고가 나왔지만 김치에 익힌 생강즙을 넣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거기에 조기구이나 해물탕, 혹은 새우전을 주문했다면 이들 해산물 역시 중국산일 것이 틀림없다. 중국산 없이는 점심 한끼 먹을 수 없는 게 어느새 우리의 현실이 되었다.
그렇다면 ‘중국산’은 도대체 얼마나 깊숙이 우리의 의식주를 파고 든 것일까?
말 많고 탈 많은 중국산 제품들 때문에 요즘 유명 인사가 된 여성이 있다. 루이지애나의 베이튼 루지에 사는 새라 본지오니라는 주부이다.
프리랜서 칼럼니스트이자 세 아이의 엄마인 그는 “중국 제품 안 쓰고 한번 살아보자” 결심을 하고 지난 2005년 1년 동안 생활한 경험을 책으로 써서 매스컴의 단골손님이 되었다. ‘중국산 없는 1년’(A Year without ‘Made in China)이라는 책이다.
발단은 2004년 크리스마스 이틀 후였다. 어둑어둑해지는 월요일 저녁, 소파에 앉아 있던 그는 무심히 주위를 둘러보다 퍼뜩 한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Made in USA’는 다 어디로 가고 모두 ‘Made in China’뿐이네”라는 생각이었다.
현관 문 앞에 수북하게 쌓인 운동화들도, 화면 꺼진 TV도, 크리스마스트리에서 반짝이는 장식전구도, 바닥에 던져진 인형도 모두가 중국제였다. 내친 김에 그는 크리스마스 선물들을 제조국 별로 나눠보았다. 중국제는 25개, 그 외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은 14개였다.
“중국 없으면 이젠 크리스마스도 못 즐기겠구나 싶더군요.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중국산 없이 좀 살아보자는 결심을 했지요”
2005년 1월1일부터 실천에 들어가서 부딪친 첫 관문은 아들의 운동화였다. 아들의 운동화가 작아져서 새로 사야겠는데 ‘중국산’ 아닌 걸 찾자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2주를 헤맨 끝에 60달러짜리 이탈리아 제품을 사고는 너무 비싸서 속이 쓰렸다고 했다. 아장아장 겨우 걸음을 걷는 딸아이 운동화 역시 텍사스에서 만든 미제를 샀더니 60달러였다.
운동화 보다 더한 희귀품은 양초. 남편의 생일에 쓸 양초가 필요한데 중국산 아닌 양초는 도무지 구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언젠가 쓰다 남은 양초를 부엌에서 찾아 쓸 수밖에 없었다. 서랍이 고장 나서 고치려 해도 부품들이 모두 중국제이니 고칠 수가 없고, 바느질을 하려 해도 바늘과 실이 모두 중국산이니 할 수가 없었다.
중국산 없이 살려면 너무 불편하고 돈이 많이 들더라는 것이 그의 1년 경험이다. 값싸서 좋기는 한데 이런 추세로 중국이 세계인의 의식주를 장악하다가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왠지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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