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투자 예찬론 (I)
요즘 독자들로부터 ‘골프와 투자가 무슨 관계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가끔 받는데 특히 오랫동안 골프를 즐겨왔고 투자와 효율적인 재정관리를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한 분들이 더욱 의아해 한다. 필자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얻은 결론은 각 게임의 내용은 다르나 그 핵심원리나 방법이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골프의 원리와 기술을 잘 응용하면 골프실력의 성장은 물론 복잡하고 다양한 투자와 재정계획의 세계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자본주의의 절정체
우리는 자본주의 전성기에 살고 있다. 인류에게 많은 부와 발전을 안겨준 바탕이 자본주의라는 주장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자본주의 경제의 원리를 여러 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겠지만 아담 스미스가 주창한 보이지 않는 손 즉 시장의 원리를 그 핵심으로 여긴다. 특히 위험성과 대가의 관계는 가장 중요한 개념으로 위험성이 높으면 성공했을 경우 그 대가도 크다는 것이다. 지난 41년 동안 S&P 500지수, 일반채권, 정부채권의 위험성은 14.98, 8.9, 0.78이었으며 그 수익률은10.42, 7.74, 6.01퍼센트였다. 즉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각 자산의 위험성에 상응하는 수익을 낸다는 것이다.
골프 역시 위험성과 대가의 원리가 가장 철저하게 그리고 민감하게 작용하는 스포츠다. 골프백에 들어있는 당신의 클럽을 살펴보라. 1번 우드부터 퍼터까지 각 클럽의 위험성에 따라 그 성공률도 크게 달라진다.
물론 어느 정도는 플레이어의 독특한 실력과 강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충분한 시간과 횟수가 제공된다면 각 클럽의 위험성에 상응하는 평균 성공률로 회귀할 것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골프와 재정계획은 외부환경에 의한 감정적이나 돌발적인 결정보다 자신의 상황, 목적, 위험감수 정도와 스타일에 따라 최적의 옵션들을 선택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데 달려있 다.
정복할 수 없는 산
고 이병철 회장이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3가지로 골프, 자식 그리고 조미료 미풍을 들었다고 한다. 경제를 좌지우지한 분에게도 골프는 수많은 내적, 외적 변수들이 작용하는 정복할 수 없는 산과 같은 것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골퍼들이 골프에 몰두하는 가장 큰 이유가 자기훈련이란 조사 결과처럼 골프는 상대방을 때려눕히기보다 자신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실현하기 위한 자신과의 끝없는 싸움이다.
증권시장 역시 정치, 경제, 사회적인 변수들이 투자자들의 패러다임 즉 프리즘을 통해 총체적으로 작용하는 장이다. 주가는 사람들의 심리적인 요인까지 복잡하게 연계되어 있어 아무도 완벽한 예측과 해법을 제시할 수 없다.
변화하는 유기체
일반 스포츠와 달리 골프 경기장은 모두 다르고 자연에 완전히 노출되었기 때문에 항상 변화한다. 그러나 더욱 게임을 어렵게 그러나 재미있게 만드는 요인은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의 몸과 마음일 것이다.
투자세계의 매력도 국내외 경제와 맞물려 항상 변화한다. 최근 인플레이션과 이자율의 전망에 따라 증권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오늘 주식시장의 꽃은 금방 시들고 다른 꽃이 피며 투자자들은 새 꽃을 찾아 동분서주한다. 그러나 그 단기적인 변화는 아무도 알 수 없으며 과거 자료를 통해 경제와 연계해 장기적으로 성장한다는 점을 알 뿐이다.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이 수익률의 96%가 적절한 자산배분에 달려있음을 증명해 주고 있다.(213)347-6058
변재성 <한미은행 투자자문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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