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 그룹‘가이징어’사상 첫 실험
합병증·재입원땐 추가 비용 청구안해
치료법 표준화로 이어져 실수 크게줄여
펜실베니아 중부의 한 종합병원 그룹이 시험 중인 의료계 사상 최초의 워런티는 장차 병원과 의사들이 비용이 많이 드는 실수를 하지 않으면서 양질의 치료를 하도록 장려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그룹 가이징어 헬스 시스템은 TV, 세탁기 제조사들이 하는 것처럼 심장 수술에 대해 자기들이 제공하는 의술을 보증하면서 수술 후 90일간의 진료비까지 포함한 일괄비용을 받는다. 그러면서 환자에게 합병증이 생기거나 재입원할 경우에도 보험회사에 새로운 청구서를 보내지 않는다고 약속한다.
더 나은 치료를 통해 의료비를 절감할 방안을 강구중인 병원은 가이징어 이외에도 많지만 이들의 방식은 더 나은 치료가 아니라 더 많은 치료를 한 의사와 병원에 돈을 지불하는 미국의 전통적인 의료비 지불 방식과 현저히 차별화된다.
가이징어가 2006년 2월부터 주로 선택 심장우회 수술에 이 방식을 실험하기 시작한 이후 환자가 중환자실로 되돌아오는 일은 크게 줄었고, 입원 일수도 줄었으며, 요양원이 아니라 자기 집으로 퇴원하는 환자는 더 많아졌다.
가이징어는 지난달 미국 외과협회 모임에서 이 실험 프로그램의 제일 첫해 실적을 보고했는데 더 나은 환자 보호를 목표로 하는 비영리단체 건강관리개선연구소의 대표인 도널드 버윅 박사는 “소비자들은 다른 분야에서 의료계처럼 실수가 잦다면 참아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가이징어가 실수 발생률을 상당히 줄였다고 칭찬했다.
가이징어는 전형적인 의료비 지불 체계의 결점을 고치려는 것이다. 환자가 퇴원할 때 병원측에서 항생제를 잃어버리고 주지 않거나 주의 사항을 잘 일러주지 않았더라도 병원은 보상을 받는다. 그 환자가 다시 입원해 치료를 더 받게 되면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이다. 따라서 병원과 의사는 연구 결과 최선의 결과를 낳는 것으로 밝혀진 처치를 일관성 있게 제공해야 할 인센티브가 별로 없다.
연구진들은 미국 환자의 반은 심장마비 후에 아스피린, 수술 전에 항생제를 주는 것 같은 가장 기본적으로 권장되는 처치조차 받지 못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같은 병과 같은 수술을 하고도 사망률과 합병증 발생률이 병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컴퓨터 칩이나 자동차 제조 등 이 세상의 다른 업종들은 오래 전부터 원가를 절감하고 전반적인 제품 품질 향상을 위해 제조과정 개선의 중요성을 이해해 왔으나 의료계만은 자신들의 의료제공 방식을 표준화하는 일에 늑장을 부려 왔다.
가이징어 병원의 의사들은 자기들이 하는 심장수술을 분석해서 40개의 없어서는 안 될 단계를 추려내고 각 단계별로 모든 의사와 산하 3개 병원에서 반드시 따라야 할 절차를 정해 놓았다. 수술 전 환자에게 뇌일혈 발생 가능성을 찾아내는 일부터 환자가 퇴원 후 매일 아스피린을 먹게 하는 것까지 가이징어의 40단계 시스템은 모든 환자가 권장된 치료를 받을 것을 확인한다.
가이징어가 ‘프루븐 케어’라 부르는 이 방식이 실시되기 전까지 이 병원의 심장수술 전문의 7명은 각자 자기가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환자를 치료했고, 그것은 서로 달랐지만 기존 치료지침과 의학논문들을 놓고 재평가한 후 7명의 의사들은 40단계별로 최선의 치료 방법을 도출해 냈다.
의사들은 개개 환자의 필요에 따라 그 방식을 따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런 일은 거의 없다. 이 시스템이 시행되기 전까지 가이징어에서도 심장수술 때 40개 단계가 모두 시행된 환자는 59%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수술 전 조치가 하나라도 제대로 되지 않으면 수술이 취소된다. 지난 7개월간은 수술 전후로 권장되는 모든 조치들이 완벽하게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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