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 볼드윈과 킴 베이신저의 한때 다정했던 모습. 둘은 지금 딸 문제로 견원지간처럼 싸우고 있다.
아이얼랜드.
딸 양육권 싸움 ‘점입가경’
2001년 이혼후 끊임없이 법정 소송
볼드윈 “딸과 이간시켜 공동양육 방해”
베이신저 “아이에겐 폭군, 보호 불가피”
부부는 돌아누우면 남이라더니 이혼한 할리웃 부부 스타 알렉 볼드윈(49)과 킴 베이신저(53)의 외동딸 아이얼랜드(11)를 둘러싼 양육권 다툼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2001년 결혼생활 8년만에 이혼한 볼드윈과 베이신저는 그동안 딸의 양육권 문제를 놓고 끊임없이 소송을 벌여왔다. 둘의 법정 소송이 새삼 표면화 하게 된 것은 지난 달 볼드윈이 전화 음성 녹음기에 어린 딸에게 입에 담지 못할 험악한 소리를 한 것이 외부로 누출됐기 때문.
이날 볼드윈은 뉴욕에서 베이신저와 함께 LA에 있는 딸에게 전화를 했으나 통화가 안 되자 딸에게 “넌 무례하고 생각 없는 작은 돼지”라고 소리를 질러댔다. 그는 성이 다 안 찼는지 이 말 외에도 더 심한 소리를 한 것이 매스컴에 누출되면서 큰 화제가 됐었다.
딸을 지극히 사랑하는 볼드윈의 이런 폭언은 그가 딸과 좀 더 많은 시간을 갖지 못하는 데서 온 좌절감에 기인한다고 그의 지인들은 말한다. 볼드윈은 베이신저가 딸과 자신과의 관계를 이간시키고 있다면서 2004년 오스카 조연상 후보에 올라 식장에 딸을 데리고 갈 때도 법원 명령을 얻어 내고서야 가능했다고 말했다. 물론 베이신저는 이간문제를 부인하면서 볼드윈이 괴물 같은 폭군이어서 툭하면 광폭해져 딸을 무섭게 하기 때문에 자기는 딸을 보호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둘은 아이얼랜드의 공동 양육권을 가졌으나 볼드윈이 딸과 더 많은 시간을 가지려고 계속 소송을 하고 있다고 이들의 측근이 말했다. 볼드윈이 지금까지 소송을 위해 쓴 돈은 120만달러. 기록에 따르면 둘은 법정에서 만나면 서로를 마구 헐뜯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신저는 볼드윈이 위험한 성격 탓에 딸이 아버지를 방문하기를 무서워한다고 공격하면 볼드윈은 베이신저가 간교하게 머리를 써 딸과 자기 사이를 멀게 하면서 끊임없이 자신과 딸의 접촉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볼드윈과 베이신저는 둘이 한창 연애할 때도 평탄치를 못했다. 둘은 1991년에 공연한 ‘결혼하는 남자’의 세트에서 뜨거운 사이가 됐다. 영화를 찍기 전에 둘은 이 영화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LA의 한 식당에서 만났는데 베이신저는 “볼드윈이 다짜고짜 내게 격정적으로 키스를 하더니 아이를 낳고 싶으냐고 묻더라”고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고백했다. 베이신저는 볼드윈에게 “당신은 사이코”라고 이같은 격정적 구애를 거절했으나 볼드윈이 집요하게 따라붙어 둘은 1993년 8월에 결혼했다.
베이신저에 따르면 볼드윈은 입이 매우 걸고 성질이 불같으며 생각하는 것을 밖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못 견디는 남자라는 것. 결국 둘은 기복이 심한 결혼생활을 하다가 지난 2000년에 별거했고 그 다음 해 이혼했다. 그리고 그 후 둘은 지금까지 딸을 놓고 법정소송을 계속해 오고 있다.
그동안 둘의 배우로서의 삶의 부침도 심했다. 베이신저는 1989년 ‘배트맨’에 나올 때만 해도 뜨거운 스타였으나 볼드윈과 공연한 ‘결혼하는 남자’가 흥행에 실패한 뒤 계속해 여러 편의 졸작에 나왔다. 베이신저는 1997년 느와르 영화 ‘LA 칸피덴셜’로 오스카 조연상을 탔으나 그 후로는 지금까지 변변한 역을 맡지 못하고 있다. 볼드윈은 1990년에 주연한 잠수함 스릴러 ‘붉은 10월호를 추적하라’로 떠오르는 스타가 됐으나 이 영화의 속편 출연을 거부, 수퍼스타가 될 기회’를 볼드윈 대신에 나온 해리슨 포드에게 넘겨줬었다. 그 뒤로 볼드윈은 베이신저와 공연한 ‘겟어웨이’ 등 여러 편의 졸작에 나왔다.
그러나 볼드윈은 베이신저와 달리 최근 일련의 히트작에 출연하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는 2003년 카지노 매니저로 나온 ‘쿨러’로 오스카 조연상 후보에 올랐고 이어 마틴 스코르세지 감독의 대작들인 ‘비행사’와 ‘디파티드’에서 조연이나 호연을 해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볼드윈과 베이신저는 공교롭게도 18일 개봉되는 인디영화 ‘브루클린 법칙’과 ‘이븐 모니’에서 각기 갱스터와 도박광으로 나와 스크린에서 다시 한판 붙게 됐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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