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성공하려면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집념도 있어야 하고 노력도 해야 하며 수완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본인이 아무리 재주가 많고 최선을 다해도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운이다.
2008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치인들 가운데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은 누구일까. 아무래도 버락 오바마 같다. 하버드 법대에서 흑인 최초로 교지 편집장을 하고 빈민 지역에서 사회 운동을 하며 정치 수련을 쌓았지만 그가 전국적으로 이름을 내게 된 것은 2004년 일리노이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이기면서부터다.
그 때까지 정치 초년병이었던 오바마는 본선은 물론 민주당 후보를 뽑는 당내 경선에서도 선두주자가 아니었다. 증권 회사인 헐 그룹의 창립자이자 억만장자였던 블레어 헐은 자기 돈 2,800만 달러를 쏟아 부으면서 초반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그러던 것이 그의 이혼 소송 기록이 공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부부 싸움을 하며 치고받았으며 아내를 죽이겠다고 협박, 경찰이 출동해 체포된 적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힘들여 싸우지 않고 당내 지명을 따냈다.
본선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그가 도전한 일리노이 연방 상원의원 자리는 원래 공화당원이 쥐고 있다 은퇴하는 바람에 빈곳이다. 전임자의 뒤를 잇겠다고 나온 잭 라이언은 다트머스 대학을 수석 졸업하고 하버드 MBA와 법대 졸업장을 동시에 갖고 있는 수재로 역시 증권으로 억만장자가 된 사람이다.
오바마는 처음 열세였으나 역시 라이언의 이혼 소송 기록이 공개되면서 사태는 돌변했다. 미스 일리노이 출신이자 영화 배우였던 전 아내가 그가 자신을 뉴올리언스와 뉴욕, 파리의 성인클럽에 데리고 가 다른 사람이 보는 앞에서 섹스를 할 것을 요구했다고 폭로했기 때문이다. 라이언은 이를 부인했으나 사퇴 압력이 거세지면서 결국 정계를 떠나고 말았다. 공화당은 뒤늦게 보수 라디오 평론가 앨런 키스를 대타로 내보냈으나 결과는 오바마의 압승이었다.
2004년 상원에 입문한 것도 행운이다. 다른 민주당 주요 대통령 후보들이 2003년 이라크 전 찬성 투표를 했다 지금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과는 달리 그에게는 이런 약점이 없다. 그 당시 자리에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라스무센 여론 조사에 따르면 오바마가 처음으로 32대 30으로 힐러리 클린턴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그가 정치자금 모금에서 2,480만 달러를 모아 힐러리를 제쳤을 때 설마 했던 언론과 정계는 힐러리의 민주당 후보 지명은 더 이상 따놓은 당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바마와 비교도 안 되는 관록과 인맥을 갖고 있는 힐러리가 이처럼 밀리는 까닭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사람들이 낡은 정치에 염증을 내고 참신한 인물을 그리워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내년 대선은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런 때 혜성 같이 출현한 것도 결국은 오바마의 운이다. 역시 대통령은 하늘이 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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