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서부1위 매브릭스 잡고 PO 첫승
데이비스 맹활약 97대85 짜릿승
승자도 놀라고 패자도 놀랐다. 감독도 놀라고 선수도 놀랐다. 구경꾼들은 더 놀랐다. 실력 반 행운 반 가까스로 06-07시즌 NBA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서부 8위)가 서부 1위 댈러스 매브릭스를 제치고 먼저 1승을 신고했다, 그것도 안방코트가 아니라 원정코트에서.
오클랜드에 근거지를 둔 워리어스는 22일 댈러스에서 벌어진 7전4선승제 플레이오프 1라운드 첫 경기에서 객관적 전력 주관적 상황 모든 면에서 열세라는 예상을 뒤엎고 97대85로 승리를 거뒀다. 수년동안 쥐고 있던 매브릭스의 지휘봉을 놓고 만년의 휴가를 즐기다 시즌 도중 벼랑끝에 몰린 워리어스 사령탑에 취임, 막판 선전을 거듭하며 12년만에 PO행 열차에 탑승시킨 명장 단 넬슨 감독은 아직도 자신의 손때와 입김이 서린 매브릭스에 뼈아픈 일격을 가했다.
정규시즌 67승15패로 서부 컨퍼런스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매브릭스는 일찌감치 PO행 티켓을 예약해놓고 쉬엄쉬엄 힘을 비축해놓고 기진맥진 올라온 워리어스를 상대로 PO 신바람 첫째마당을 호기롭게 펼치려 했으나 뜻밖의 패배를 당함으로써 NBA농구사에 남을 ‘자랑할 게 못되는’ 기록을 안고 물러섰다. 정규시즌에서 63승 이상 거둔 팀이 PO 첫판을 내준 것은 1967년 3월21일 필라델피아 76ers(68승)가 신시네티 로얄스에 진 이후
꼬박 40년1개월만에 처음이다(76ers는 그러나 2차전부터 심기일전, 66-67시즌 NBA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했었다). 워리어스가 플레이오프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1991년 5월8일 이후 처음이요, 안방코트 적지코트 가릴 것 없이 PO 승리맛을 본 것은 1992년 4월25일 이후 처음이다.
워리어스의 기염은 1쿼터부터 싹을 보였다. 체육관을 꽉 메운 댈러스 농구팬들의 일방적 매브릭스 응원에도 위축되지 않고 초반부터 압박농구를 구사한 워리어스는 23대17로 첫 쿼터를 마쳤다. 그러나 매브릭스의 괴짜갑부 구단주 마크 큐반은 매브릭스의 뒤집기 승리를 의심치 않는 분위기였다. 지고 있어도 춤추고 농담하는 등 익살과 여유를 잃지 않았다. 댈러스 농구팬들도 덩달아 여유작작이었다. 이에 화답하듯 2쿼터 15대21로 매브릭스 우세. 댈러스의 여유는 현실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워리어스에는 배런 데이비스가 있었다. 2쿼터에 멈칫 했던 득점포를 3쿼터 들어 곱빼기를 가동시키며 혼자서 19점이나 쏟아부었다. 던지면 들어가는 그 고감도 슈팅에 매브릭스는 손 쓸 도리가 없었다. 데이비스는 이날 33득점 14리바운드 8어시스트의 눈부신 활약으로 팀승리를 이끌었다. 워리어스의 정규시즌 막판 9승1패 승리행진을 주도했던 쌍포 스티븐 잭슨과 제이슨 리처드슨은 각각 23득점, 13득점을 올리며 승리의 빛나는 조연이 됐다.
워리어스의 진짜 전사는 단연 단 넬슨 감독이었다. 매브릭스 감독 시절 작지만 빠른 선수로 샤킬 오닐 같은 공룡센터들을 곧잘 골탕먹이곤 했던 그는 이날 자신의 손으로 뽑아 키워놓은 독일출신 거함센터 덕 노비츠키(키 7피트)를 워리어스의 잘잘한 선수들이 2중3중으로 달라붙어 힘을 못쓰게 하는 전법을 구사, 적어도 이 경기에서만은 노비츠키가 ‘실 없이 키만 큰’ 선수로 만들어버렸다(14득점 12리바운드).
워리어스는 25일 댈러스에서 2차전을 치른 뒤 오클랜드로 이동, 27일과 29일 연속 경기를 갖는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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