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명의 무고한 학생들을 권총으로 살해한 학생이 버지니아 공과대학 영문학과 4학년 조승희씨란 소식을 접한 미주내 한인동포들은 한동안 할 말을 잊었다. 더구나 남한출신이라는 방송을 듣는 순간 왜 하필 한국인 인가? 하는 분노와 함께 한국인이란 것이 이렇게 부끄러울 수가 없다.
한인동포들은 이 사건을 접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으리라고 본다. 나 역시 한동안 말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 후 미국사회에서 한국인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두려움 또한 증폭되고 있다.
한국 또는 동포 유학생들은 이로 인한 곱지않을 시선을 받지 않을까 또는 백인 학생들로 부터 한국인이란 이유로 집단 폭행을 당하지 않을까 벌써부터 두려움에 떨고 있다.
진학을 앞둔 한국인 학생 학부모들은 이로 인해 미국내 명문대학에서 한국인을 받아들이는데 제재를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왜냐하면 미국내 주요뉴스매체가 이 사건을 “학살”로 보도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인성이 결여된 한 인간의 광폭함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알게됐다.
미국의 주요 TV방송이 이 사건을 심층보도하면서 어떻게 3시간여나 진행되었는데도 불구 그 대처가 늦었는지 이를 문제삼아 보도했다. 요는 대학 기숙사출입이 누구나 자유로워 보안성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미국내 대학 기숙사 출입에 강력한 보안이 요구 될지도 모른다. 17일 하루동안 희생자들의 근황에 초점을 맞춘 방송이 주를 이룬 가운데 부시 미대통령이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고 버지니아 공대 총장 또한 영상을 통해 애도의 뜻을 전했으나 정작 이 사건의 중심에 있는 조승희씨 부모는 언론에 얼굴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희생자 가족들에게 제일 먼저 사죄의 뜻을 표해야 할 사람들이 말이다. 조승희씨의 누이가 프린스턴 대학을 나왔다면 희생자 가족들에게 영어로 사죄와 애도의 뜻을 표하는데 부족함이 없을 텐데 말이다. 정작 두려운 것은 이 부모가 아무말도 없이 언론을 피하고 있는 것이 미국인 사회에 어떻게 비쳐질지 어떠한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모르는 것이다. 17일 휴스턴에서 버시바우 대사와 함께 FTA에 대한 홍보활동을 펼치던 이태식 주미대사는 이후 일정을 포기하고 희생자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고 곧 바로 워싱턴으로 돌아갔다.
또 달라스 한인회, 상공회, 휴스턴 한인회와 상공회, 오스틴 상공회와 한인회 등 사회단체들은 이 사건과 관련 32명의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그 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해 같은동포로서 위로하는 뜻을 전했다. 이와 때를 같이해 휴스턴 총영사관은 한인들이 신변상의 위해가 염려되므로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해 줄것을 요망하며 희생자 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사건의 주인공은 같은 동료학생들을 권총으로 살해하면서 아주 침착하고 태연한 표정이었다는 목격자의 진술이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겨우 23살의 학생으로서 어떻게 이런 인간이기를 거부한 비 인간적인 냉혈적인 면을 보였을까?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이를 인지하는 미국인들의 사고가 과연 한국인들에게 어떠한 영행을 미치게 될지 또한 두렵다.
이 사건 하나만 놓고 볼때 조승희씨는 두뇌는 명석할 지 몰라도 사회의 일원으로서 인성이 결여된 사람이라고 추정할 수 밖에 없다.
인성이 결여된 인간이 가진 지식이 과연 사회에 얼마나 무서운 악영향을 미치는 지를 잘 보여준 예라 하겠다.
보도에 따르면 고교때부터 조승희씨가 자폐증세를 보여왔다고 한다. 그래서 그 어머니가 늘상 마음을 조이며 기도로 이를 극복할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동양의 사상에 따르면 자식의 허물은 바로 부모의 책임이다. 지금도 늦지는 않다.
조승희씨의 부모는 방송에 나와 자식의 잘못으로 자식들을 잃은 부모들에게 진정한 마음으로 사죄하고 그들의 명복을 비는 모습을 보여야 할때다.
또 이러한 사건을 통해 사회의 한 사람으로서 이웃과 함께 살아가기 보다는 이웃을 경쟁대상으로 1등만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와 부모들의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어야 겠다.
15년전 4.29 인종폭동때는 우리가 피해자 였지만 이제는 우리가 가해자가 돼 우리의 도덕성을 의심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깊이 명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정광원 텍사스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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