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나 바람 부나…쓸고 닦고 줍고…
주상원, “14일은 SF한미노인회의 날” 선포
최봉준 회장과 오귀례 회원에 표창장 증정
1984년 4월9일, 샌프란시스코 일원 한인 노인들의 월요아침 금문공원 미화봉사는 시작됐다. 그것이 오늘까지 이어지리라 예상한 이는 드물었을 것이다. 그러나 꼬박 23년이 지나고 24년째에 접어든 지금, 그것이 언젠가 끝나리라 점치는 이는 더욱 없다. 올해도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십년후에도 백년후에도 월요일 이른 아침 금문공원은 한인노인들의 손길을 거치며 말끔한 모습으로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할 것이다.
그동안 금문공원 청소봉사에 참가한 노인은 총 993명, 청소시간 3만6,846시간. 그 사이 유명을 달리한 노인들도 많다. 어둑한 새벽, 더 어둑한 길눈을 추스리며 매주 월요일이면 그렇게 쓸고 닦고 줍고 금문공원을 애지중지 보살피는 ‘작지만 소중한 역사’를 일궈오며 베이지역 커뮤니티영웅상과 재외유공 동포단체 대통령상 등 숱한 영광의 수훈을 덤으로 쓸어담아온 샌프란시스코한미노인회(회장 최봉준)에 이번에는 캘리포니아 주의회 상원이 아름다운 메아리를 보냈다.
주상원은 SF한인회관 강당에서 SF한미노인회 금문공원 미화봉사 23주년 기념식이 열린 14일을 “샌프란시스코한미노인의 날”로 선포하고, 노인회에는 단체상을, 최봉준 회장과 오귀례 회원에게는 표창장을 각각 증정했다. SF노인회 표창에 앞장선 데이빗 DJ 카네파 상원의원(제8지역구)의 SF사무실담당 릴랜드 이 보좌관은 “카네파 상원의원과 주상원은 여러분께서 해오신 일을 잘 알고 있으며 또한 깊이 감사하고 있다”며 “특히 카네파 상원의원은 청소도구 등 필요물품을 적극 지원해주기로 했다”고 인사, 이날 기념식장을 가득 메운 100여 노인들로부터 뿌듯한 박수를 받았다.
최봉준 회장은 경과보고 겸 인사말을 통해 “(금문공원 미화봉사는) 저희 민족의 근면성과 인내심을 더욱 과시하면서… 자신의 건강과 더 나아가서는 지역의 미풍양속을 더욱 아름답게 보여줄 각오 밑에서 자의봉사(자발적 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찬 SF한인회장은 “우리 어르신들께서 연로하신 몸으로 월요일마다 어둡고 추운 금문공원 미화봉사를 해오신 것은 그간 미국시민으로 살아오면서 받아온 은혜에 대한 보답”이라고 전제한 뒤 이는 “단순한 봉사가 아니라 미국에는 우리의 아름다운 문화를 보여주시는 것이고, 우리 젊은 세대에는 귀중한 정신적 자산을 남겨주시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구본우 SF총영사를 대신해 축사를 한 장동령 영사도 진정으로 성공한 삶에 대한 소견을 피력한 뒤 “어렵지만 묵묵히 수십년간 젊은 세대들에 모범이 되는 삶은 사시는 노인들이 진정으로 성공한 삶을 살고 계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리 김 SF-서울 자매도시위원장 역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더욱 경험과 지혜를 가지고 우리 한인사회가 발전할 수 있도록…긍지를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개월동안 카네파 상원의원은 SF사무실 인턴보좌관으로 봉사해온 김형민(영어이름 미키, USF 졸업예정자) 씨의 어머니 김순희 여사에게 별도의 표창장을 수여했다. “나는 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며 손을 내젓는 김 여사에게 릴랜드 이 보좌관은 “미키 같은 유능하고 성실한 사람을 낳은 것만 해도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감사를 표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사진 설명> 14일 SF한인회관 강당에서 열린 SF한미노인회(회장 최봉준, 앞줄 오른쪽 6번째) 금문공원 미화봉사 23주년 기념식 노인회 회장단과 미화봉사 회원들이 이석찬 SF한인회장(앞줄 오른쪽 5번째), 데이빗 카네파 주상원의원의 릴랜드 이 보좌관(뒷줄 오른쪽 5번째)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모범적 미화봉사로 상원의원 표창장을 받는 오귀례 여사(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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