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는 한인들 살기에 여러모로 편리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 공립학교의 질이 낮아서 자녀들 교육이 마음에 걸리는 것이다.
자녀가 초등학생일 때까지는 3가 초등학교가 ‘구원의 방주’ 이다. 워낙 학력 수준이 높아서 자녀가 이 학교에만 들어가면 부모들은 교육 걱정을 던다. 그러다가 자녀가 중학교 갈 때가 되면 본격적인 고민이 시작된다.
부모들이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은 3가지. 첫째, 아이를 매그닛 스쿨이나 영재 프로그램에 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다행히 아이가 합격을 하면 일단 마음을 놓을 수가 있다. 둘째, 학군 좋은 교외 지역으로 이사를 가는 방안이다. 하지만 부부가 LA에서 맞벌이를 하면 아이들 픽업 문제가 걸려서 옴짝달싹 못한다. 다음은 사립학교에 보내는 방안. 가장 간단할 수 있지만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지 않으면 그림의 떡이다.
세가지 방안이 모두 안 되면 남은 길은 하나뿐이다. 인근 중고등학교에 그냥 보내는 것이다. 예를 들면 LA 고등학교 - 전교생 4,300명중 79%는 라티노, 8%는 아시안. 캘리포니아 표준 학력고사를 보면 2/3는 낙제이다. 그나마 중간에 슬금슬금 없어져서 졸업 때가 되면 학생들이 얼마 남지도 않는다. 교육열 높은 한인 부모들로서는 성에 찰 수가 없다.
이때 한인부모들의 관심을 잡아끄는 학교가 있다. 베벌리힐스 중고등학교이다. 공립학교니 학비 걱정 없고, LA에서 멀지 않아 등하교가 쉽고, 학력은 최고수준이니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그래서 베벌리힐스에 아파트를 얻거나 안 되면 남의 주소라도 빌려서 자녀들을 베벌리힐스 학교에 보내는 한인 부모들이 많이 있다. 때로는 주소를 빌린 게 탄로 나서 학생들이 퇴교당하는 경우도 있다.
행콕팍에 사는 한 주부도 90년대 후반 남매를 베벌리힐스 중고교에 보냈다.
“근처 중학교에 보내려고 보니 영 마음이 놓이지가 않더군요. 그래서 베벌리힐스에 아파트를 구해 그 주소로 아이들을 학교에 보냈어요. 우리 가족이 이사 갈 형편이 안돼서 아파트에는 다른 사람이 살게 했지요”
학습 수준이 높은 것은 물론, 다양한 특별 활동 등 교육 환경은 나무랄 데 없이 좋더라고 이 주부는 말한다.
이런 교육적 특혜를 베벌리 힐스 고교는 LA지역 학생들에게 일부 나누고 있다. 백인 일색인 학교 분위기에 인종적 다양성을 추가할 목적으로 LA 통합교육구 중학교 졸업생들 소수에 대해 입학을 허가하는 것이다. 한인 학생들이 머리를 싸매고 들어가려 하는 것은 물론이다. 지난해 지원자들의 합격률은 8% - 아이비리그 보다 더 치열한 경쟁이다.
이런 경쟁을 뚫고, 혹은 남의 주소를 빌려서라도 베벌리힐스 고교에 가는 최종목적은 명문대학 입학이다. 그런데 남매를 베벌리힐스 고교에 보낸 앞의 주부는 요즘 생각이 바뀌었다.
“베벌리힐스에서는 학생들 수준이 높다 보니 좋은 성적 받기가 너무 힘들어요. 결국 GPA가 낮아지니 UC 입학하는 데는 불리하더군요. 그래서 막내는 굳이 베벌리 힐스 보내지 않고 LA에 있는 학교에 보내고 있어요. GPA 잘 받는 게 대학 입학에는 더 유리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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