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게이트 스캔들은 ‘워싱턴포스트’라는 신문이 처음 터뜨려 세계적인 언론사로 부상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지난해 비교적 조용히 이뤄졌던 연방검사 무더기 해임은 어떻게 해서 워싱턴 정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파문으로 불거진 것일까?
‘토킹 포인츠 메모’(TPM)라는 인기 인터넷 블로그(www.talkingpointsmemo.com)는 지난 12월 아칸소 지방신문이 지역 연방검사의 해임을 보도한 기사를 소개했다. TPM을 운영하는 조쉬 마샬은 여러 연방검사들이 대체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하고 매일 블로그를 방문하는 10만명 이상의 네티즌들에게 거주 지역에서 해임되는 연방검사가 있는지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이렇게 해서 지난 2개월간 네티즌들이 모은 뉴스로부터 결국 법무장관 비서실장이 사임하고 법무장관의 정치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으로 치닫게 된 것이다. PM의 특종은 평범한 네티즌들의 노력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LA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세계적으로 6,000만개의 블로그가 있다. 올해 내로 그 숫자가 2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물론 대부분은 아무도 읽지 않는 개인 일기장이지만 TPM과 같은 인기 정치 블로그들은 한달 조회수가 1억6,000만회에 이르러 주류언론사에 맞먹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으로 네티즌의 파워는 경제적으로도 나타난다. 네티즌들이 비디오를 만들어 올리는 사이트는 유튜브는 지난해 검색사이트 구굴이 무려 16억달러를 주고 입수했다. 특히 위키피디아(Wikipedia)라는 백과사전의 경우 네티즌들이 직접 쓰고 수정해서 만드는 백과사전으로 170만가지의 글을 자랑한다. 학술지 ‘네이처’의 조사결과 자연과학 관련 기사의 경우 브리태니카 백과사전만큼 정확한 것으로 나타나 하버드 대학 신문에 따르면, 일부 하버드 교수들이 위키피디어를 독서목록에 포함시킬 정도다. 타임지는 작년말 ‘올해의 인물’로 네티즌들을 선정하기에 이르렀다.
인터넷 혁명은 기원전 2700년 이집트 문자가 발명되고 1445년 구텐베르크가 활자를 발명한 이후 최대의 지식 혁명으로 불리고 있다. 구텐베르크가 활자를 발명된 후 곧 교황의 권위가 마르틴 루터의 도전에 부딪힌 사실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당시 소수의 특권이었던 지식이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유럽이 중세의 멍에를 벗고 현대로 들어서는 원동력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일반인들이 더 이상 단순히 언론과 미디어를 받는 소비자에 그치지 않고 이를 만드는 공급자가 된 오늘날 현대사회는 지금 예지하기 어려운 새로운 시대로 달려가고 있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금언이 있는데 지식의 분배가 곧 권력의 분배라면 민주주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이번 연방검사 해임 파문이 주는 교훈 중의 하나인 것 같다.
우정아 국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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