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마켓 낙찰계 파동으로 북가주 한인사회가 한바탕 홍역을 앓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 한인사회에서도 계(契) 모임을 주도했던 2명이 갑자기 잠적, 피해자가 속출하는 등 대형 ‘계(契)’ 파동이 일었다.
잠적한 계주는 한인여성들 사이에 ‘왕언니’로 통했던 김혜나 씨와 애난데일에서 정선달 식당을 운영했던 정은숙 씨. 피해자들의 제보에 따르면 김씨와 정씨가 각각 운영했던 계원들은 총160여명, 피해액도 수백만불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언니’ 계 사건
훼어팩스에서 30년 넘게 거주하면서 남편이 한인단체장을 역임하기도 해 폭넓은 인맥을 쌓아온 김 여인은 7만불(계원 34명), 10만불(계원 42명) 계등 2개를 운영해 왔다.
이들 두 계의 운영 규모를 합칠 경우 650만 달러가 넘는다.
계의 규모가 큰 만큼 피해를 당한 상당 수 계원들은 미용실, 식당업, 델리, 세탁소 등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또한 김 여인은 계원이 더 필요하자 몇 명이 돈을 모아 한 구좌씩 가입토록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미용실 등 함께 근무하는 사람들이 3~4명 짝을 지어 계에 가입하는 바람에 소액 피해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로 인해 10만달러 이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박 모씨는 “김 여인이 지난해 8월 잠적, 현재는 서울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김씨가 잠적하기 전 수표를 몇장 줬으나 그 수표가 다 부도났다”면서 “다른 사람들도 현금을 일부만 받았거나 나처럼 부도 수표를 받은 사람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지금도 그 피해를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면서 “지금이라도 계주가 나타나 계원들에게 무릎 끓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선달 식당 정여인 사건
왕언니 김 여인과는 달리 정은숙 씨는 소액 계를 중심으로 운영하다 2주전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여인이 운영하던 정선달 식당의 종업원이자 계원이었던 한 여성에 따르면 정씨는 3만불 계 3개를 운영하면서 각각 31명의 계원을 두었지만, 한사람이 3~4개의 계에 가입한 경우도 있어 실제 피해자는 차이가 날 수도 있다.
1만2,000 달러의 피해를 당했다는 이 여성은 “이 계는 계주가 계원들로부터 돈을 모아 순번이 된 계원들에게 개인적으로 전달해와 피해자들이 서로 모르는 상태”라며 “정 여인이 일수놀이도 했으며 잠적하기 전 다른 사람들에게 돈을 많이 빌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한 여성은 “2년 전부터 정 여인의 식당에서 일해오면서 한푼 두푼 모아 곗돈을 부어 왔었다”면서 “그동안 부은 곗돈 3만 달러와 빌려준 돈 3만 달러 등 6만달러를 떼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이 여성은 “남편과 이혼한 뒤 델리 가게라도 열기 위해 악착같이 돈을 모았는데 이제는 완전히 빈털털이가 됐다”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울분을 토로했다.
또 다른 피해 남성 이 모씨는 “지난해 8월 다른 사람의 계를 인수해 오는 12월이 계를 탈 순번인데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현재 정씨가 운영하던 정선달 식당은 1주전부터 영업을 하지 않는 상태로 파악됐다.
한편 이들 계의 피해자들은 연방국세청(IRS)에 피해사실이 알려지면 현금 출처 등을 조사 당할까 봐 신고조차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DC지사-박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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