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모두 2007년은 정치와 선거의 해다. 한국은 올 12월, 미국은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어서다.
두 나라 모두 예비 후보들이 자신을 알리느라 분주하다. 이런 때에 맞춰 기독교계도 바쁘긴 두 나라 다 똑같다. ‘하나님이 내린 대통령’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에서 벌어지는 움직임을 보도하고 있다. 기독교 보수단체인 ‘국가정책을 위한 회의’ 회원들이 2월초 가진 회동이었다. 이 단체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연임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단체는 부시 대통령을 이어 자신들과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 대통령 후보를 공화당에 ‘심기’ 위해 논의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이 단체는 지금 전전긍긍하고 있다. 자신들을 믿고 이라크 전쟁을 힘차게 밀어붙였던 부시 대통령의 인기는 바닥을 치고 있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는 상하원 모두를 민주당에 뺏겼다. 향후 미국을 좌우할 정치 논의과정에서 기독교 보수단체가 설 땅이 없어지지 않나 걱정한다.
미주 한인 교계도 바쁘다. 한인타운 최대 교회의 원로목사가 현재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후보의 후원회 대표를 맡았다. 이 목사는 “종교인의 정치 참여로 비춰질까 두렵다”면서 “후보와 개인적 친분 때문에 돕는 것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한다.
기독교계는 이번이 절호의 기회라고 여기는 듯하다. 김영삼 장로가 대통령에서 물러난 이후 10년만에 ‘장로 대통령’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만이 아니라 한국을 통째로 하나님께 바칠 수도 있는 ‘믿음의 일꾼’이 나온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목사가 삭발을 하면서까지 정권에 항의를 할 필요도 없어진다.
종교인의 정치 참여를 반대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밉든 곱든 정치가 교회에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이다. 그러니 교회가 정치에 자신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 논점은 정치와 교회가 어떻게 바람직한 관계와 방향을 설정하느냐는 것이다.
한국이나 미국 모두 신자유주의 영향으로 계층간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약자와 소수는 갈수록 궁핍해지고 있다. 인권과 평화가 깨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프랑스의 법 철학자 자크 엘룰은 저서 ‘뒤틀려진 기독교’에서 “교회는 군주제 아래서는 군주주의자가, 공화정 아래서는 공화당이 된다. 히틀러가 권좌에 올랐을 때 독일교회는 히틀러화됐다.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공산주의자 됐다. 그때마다 권력이 선한 것임을 증명하기 위해 신학적 추론을 발전시켜 왔다”고 썼다.
교계가 장로라는 직분과 복음주의라는 논리에 눈이 가려진 것은 아닌지 돌아볼 때다. 대신 양보와 겸양의 자세로 약자를 보살피고 안아주는 인물이 누구인지를 검증해야 한다.
김호성 특집2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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