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 성숙해진 음악세계… 명랑소녀의 유쾌한 성장
모델료등 북한돕기 선행사랑… 받았으니 갚아야죠
’유쾌하거나 혹은 철없거나?’
가수 겸 배우 장나라에게 흔히 연상되는 이미지다.
언제나 웃고 있을 것만 같고, 어리광만 부리는 철없는 소녀처럼 보였다. 중국에서 제대로 깃발을 꽂고 이름 석자를 알린 후 2년 만에 국내에 복귀한 장나라는 예전 이미지와 사뭇 달랐다.
장나라는 최근 발표한 신보 제목을 로 정하고 숙녀의 면모를 강조했다. 재킷 사진 속의 그는 실제로 소녀가 아닌 여자로 보였다.
간혹 호탕한 목소리로 예전 모습을 보여줬지만 꽤나 진지해져 있었다. 헤아려보니 그의 나이 ‘벌써’ 스물여섯살이다.
# 여자 장나라
장나라는 앨범 제목을 라고 정한 이유를 묻자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자신을 포함한 주변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질문이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저도 여자가 돼야죠. 숙녀가 아닌 소녀 같은 면을 많이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이제 나이도 있는데….”
살짝 눈을 흘기는 장나라는 방송 무대에서 성숙한 의상과 메이크업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장나라는 타이틀 곡 <사랑 부르기>가 20대 중반에서 30대 이후를 아우르는 성숙한 발라드라고 강조했다.
장나라는 이번 앨범을 내놓기 위해 중국 활동 중 중국의 자택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사흘밤을 내리 새기도 했다. 그만큼 국내팬들이 그리웠다.
“아무튼 저도 분명히 여성스럽다고요. 그런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없었던 것이죠. 뜨개질도 좋아하는 보통 여자에요. 섬세하다니까요. 그런데, 이런 걸 설득해야 하다니, 참 걱정이네요.”
장나라는 여자가 되어가는 통과 의례인지 중국 스타 하륜동과 열애설에 휩싸였다. 장나라는 대만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젊은 사람의 일은 앞날을 예측 못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 중국 언론을 들썩이게 했다.
“그냥 두루뭉수리하게 말했더니 그게 화근이었나 봐요. 제가 중국어를 못해서 대화도 안 되고요. 둘 다 너무 바빠요. 3년 사이 다섯번 만났을까요. 중국 팬들이 사귀라고 자꾸 그러면서, 시집을 보내려 하네요.”
# 연예인 장나라
장나라는 밝은 모습 뒤에 깊은 그늘이 감춰져 있었다고 털어놨다. 장나라는 함께 MBC <논스톱>에 출연했던 정다빈의 갑작스러운 자살 소식을 접하고는 자신의 아픈 시절을 떠올렸다.
“3년전 중국으로 떠나기 전, 너무 힘들었던 때가 있었어요. 모두들 나를 욕하는 것 같고, 싫어하는 것만 같았어요. 누군가 나를 욕할까봐 엄마랑 같이 밖에 나가지도 않으려고 했죠.”
장나라에게 찾아온 깊은 슬럼프는 코믹한 이미지 때문이었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자신감도 있었는데 늘 코믹한 모습만 기억해 주는 사실이 속상했다.
점점 자신감이 없어졌고 급기야 모두가 자신을 싫어한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 장나라는 연예 활동이 자신의 ‘적성에는 맞지만 성격에는 맞지 않다’는 생각에 괴로워하기도 했다.
“이런 저런 것들이 겹쳐서 많이 힘들었어요. 결국 주변에 손을 뻗었어요. 나를 외면할까봐 두려워했는데 나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아, 내 생각만 할 게 아니었구나 싶었어요.”
장나라가 정다빈과 연락이 끊긴 것이 그때 즈음이었다. 스스로 힘든 현실 때문에 누구와도 웃을 준비가 안 되어 있었던 것이다. 장나라는 3년여 만에 정다빈을 빈소에서 재회했을 당시 믿을 수 없었다고 했다.
“다빈이 언니는 항상 밝았어요. 자살했다는 걸 도저히 믿을 수가 없죠. 빈소에 가자마자 나왔어요. 사진을 보고도 실감이 안 났고, 수많은 언론의 플래시 세례는 잠시 빈소가 방송 녹화인가 착각이 들게 할 만큼 믿기지 않았죠. 지금도 언니가 ‘나라야’라고 부를 것만 같아요.”
# 자원봉사자 장나라
장나라는 연예 활동의 고통과 허망함을 봉사 활동으로 이겨냈는지도 모른다.
최근 중국에서 백혈병 환자를 위해 모금 활동을 펼쳐 노트북을 선물했고, 한 의류 업체의 CF 모델로 활동하며 모델료를 파카로 바꿔 북한에 보냈다. 그동안 북한에 우유 여성위생용품 등을 보내기도 했다.
장나라에게 ‘그렇게 주면 남는 게 있나’라고 물었더니 바로 “에이, 저는 남는 거 많죠”라고 바로 답한다.
“CF는 초상권이다 뭐다 해서 일반 드라마보다 대가가 좋아요. 노동력에 비하면 일반 직장인보다 훨씬 많은 액수죠. 엄마가 어려서부터 늘 ‘주입’하셨죠. 제가 연예인이 되어 인기가 많아지면 사랑을 주시는 분들 때문이니 꼭 갚으라고요.”
장나라는 당분간 국내에서 봉사 활동과 가수 활동뿐 아니라 영화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장나라는 4월 중순께 코미디나 호러물로 영화에 출연할 계획이다.
이재원 기자 jjsta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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