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말고 또 있다. 한국발 대선바람이다. 북가주 한인사회도 서서히 그 영향권에 접어들고 있다. ‘공개적’ 선두주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지지자들이다. 그의 영문이름에서 따온 MB2007USA 명의의 전면광고가 20일자 본보 등에 실렸다.
멤버는 주로 이명박 전 시장의 출신교인 안암골(고려대학교) 사람들이다. 창립회장은 한리스자동차의 한경수 사장이, 회장은 김이수 SF평통 부회장이, 사무총장은 정흠 변호사가 맡고 있다. 회원으로는 김영대 전 CPA협회 회장을 비롯해 김준수 변호사, 이지홍 CPA, 허정무 전 세탁협회장 등이 있다. 이밖에 노상우, 김창수, 임봉욱, 토니 남, 한돈수, 이진봉, 한명석 씨가 회원으로 커밍아웃을 했다.
이와는 별도로 명망가 Y씨를 중심으로 북가주에 이명박 캠프가 만들어지고 있다. Y씨는 최근 전현직 주요 단체장 등 유지들을 접촉하며 명박캠프 가입을 권유하거나 타진하고 있다.
특정후보 지지여부와 관계없이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모임도 꿈틀거리고 있다. 이용태 전 LA한인회장이 한나라당의 해외한인 영입 및 관리 총책을 맡으면서 북가주 등 미주 한인사회의 한나라 사람들 포섭작전(?)도 더욱 활기를 띠게 됐다. 북가주에서는 김영일 전 새크라멘토한인회장이 총대를 매고 가칭 한나라당북가주지회의 볼륨을 키우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고 있다. SF한인회의 K씨, 미주한인상의 회장을 지낸 H씨 등이 한나라NC의 중책을 맡는다는 소문도 있으나 공식확인은 되지 않고 있다.
남가주에서 코미디언 자니 윤 씨가 깃발을 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지지자모임 역시 최근 북가주 유력인사 몇몇에게 직간접 합류타진을 하고 있다. 그러나 반응은 뜨듯미지근한 편이다. 여론조사상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에게 해프스코어로 밀리고 있는 형편이라 선뜻 친박 선언을 하는 사람이 드문 것이다.
고건 전 총리가 여론조사 1위를 달릴 즈음, 금방이라도 만들어질 것 같았던 고사모류의 단체는 고 전 총리의 도중하차로 쑥 들어가버렸다. 그렇다고 한나라당 성향도 아닌 ‘불발 고사모’의 주축인사들은 범여권 단일후보 가시화 때까지 관망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 김근태 전 의장의 지지세력이 낮은 포복을 하고 있는 것 또한 이같은 연장선에 놓여 있다. 1997년 대선에서는 친DJ 황색깃발을, 2002년 대선에서는 노사모 깃발을 치켜들었던 인사들도 열린우리당 분열로 인한 회오리가 잦아들고 범여권 후보가 가시화되면 본격 기지개를 켤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대선후보들이 하나둘 스쳐간 남가주에서는 더하다. 더하다 못해 심하다. 서로 특정후보를 위한 대표단체라고 우기며 쌈박질까지 벌어진다는 소식이다. 그래서 남가주 일각에서는 미국정치에 그만큼 관심을 가졌으면 미국 내 한인들 위상이 지금보다는 훨 높아졌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피어오르고 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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