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예르모 델 토로·알폰소 쿠아론
알레한드로 이나리투 등 40대 3명
작품상 등 총 16개부문 후보 올라
지난달 23일에 발표된 제79회 아카데미상 각 부문 후보 발표에서 괄목할 만할 것은 3명의 40대 멕시칸 감독들의 업적이었다.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나리투(43)가 감독한 ‘바벨’(Babel)은 작품 및 감독 등 총 7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는데 이 영화는 오는 25일 할리웃의 코닥극장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기예르모 델 토로(42)의 ‘목신의 미로’(Pan’s Labyrinth)는 외국어 영화상 및 각본상 등 모두 6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다. 마지막으로 알폰소 쿠아론(45)의 ‘사람의 아이들’(Children of Men)은 각본 등 총 3개 부문서 후보에 올랐다. 3명의 감독의 작품이 총 16개 부문에서 후보에 오른 쾌거를 이룬 것이다.
할리웃은 이들을 ‘스리 아미고스’(세 친구)라고 부르면서 세 사람의 뛰어난 창의력과 신선하고 과감한 주제 선정 등이 구태의연한 미 영화계에 새 바람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 사람의 공통점은 관계와 가족의 얘기를 어두운 톤으로 그리는 것인데 종종 정치적 색채를 띠기도 한다.
세 사람은 실제로도 막역지우인 사이다. 보통 때 가족들이 모여 식사를 하는가 하면 서로 각본을 돌려가며 읽고 편집기술을 서로 알려주고 또 친구의 영화 개봉 일을 피해 자신의 개봉 스케줄을 잡는다. 곤살레스가 6개의 외국어가 사용된 ‘바벨’을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제출하지 않은 것은 델 토로의 ‘목신의 미로’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칼로 남의 등을 찌르는 할리웃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이들이 이렇게 우정으로 서로를 후원하고 또 동맹체를 이뤄 할리웃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영화를 만듦으로써 영화계에 멕시칸 혁명이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세 감독이 할리웃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독창적인 영화를 만들면서 A급 배우들이 이들의 작품으로 몰려들고 있다. 브래드 핏은 ‘바벨’에 나오기 위해 (그는 주연도 아니다) 출연키로 마음먹었던 ‘샘’(The Fountain)을 포기했다. 또 ‘사람의 아이들’에 나온 클라이브 오웬은 “각본을 한번 읽고 역이 마음에 들어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할리웃의 레이다에 나타난 것은 지난 2001년 이나리투의 ‘개 같은 사랑’(Amores Perros)이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오르면서였다. 그 뒤로 이나리투는 이 영화의 속편격인 ‘21그램’과 ‘바벨’을 만들었다. 이들 3편은 모두 우연과 기회에 관한 내용을 가졌다.
쿠아론은 셋 중에 메이저의 대작을 만든 유일한 감독. 그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하나인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를 감독해 빅 히트를 했다. 셋 중 가장 환상적이요 괴물영화를 주로 만드는 델 토로는 아버지가 납치되면서 1998년 미국으로 건너와 스튜디오 영화인 ‘블레이드 II’ 와 ‘헬보이’ 등을 만들었다. 그러나 델 토로는 할리웃 영화 외에도 멕시코에서 ‘크로노스’를 찍었고 스페인에서는 ‘악마의 등뼈’와 ‘목신의 미로’를 만드는 등 세계를 무대로 영화를 만들고 있다.
이나리투의 ‘바벨’은 임의적 행동의 결과와 인간간 대화와 접촉을 호소하는 영화다. ‘사람의 아이들’은 인간이 불임상태가 된 미래 없는 미래의 얘기이고 ‘목신의 미로’는 1944년 스페인의 프랑코 집권 초기 지상의 절망과 참담함과 폭력을 피하기 위해 어둡고 환상적인 지하세계로 들어가는 11세난 소녀의 얘기다.
세 사람의 각별한 우정에 대해 쿠아론은 “이민자가 뚫고 들어가기가 힘든 할리웃에서 우리는 진실로 서로에게 의지하고 또 서로를 후원함으로써 생존의 방법을 찾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기예르모 델 토로>
<알폰소 쿠아론>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나리투>
<박흥진 편집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