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설, 여비서와 스캔들 이어
이번에는 알콜중독
서른 여섯 젊은 나이, 잘 생긴 얼굴, 훤칠한 키, 상큼한 매너, 빼어난 언변, 검증된 사업수완
….
그 남자는 멋있었다. 늙은 시장들에 식상한 유권자들에게 그는 샌프란시스코에 활력을 불어넣을 산소같은 남자로 받아들여졌다. 얼간이로 여겼던 조지 W. 부시에게 농락당한 미 민주당의 미래를 맡겨도 좋을 성 싶었다. 그래서 그에게 압도적인 표를 몰아주었다. 3년 전 개빈 뉴섬(사진) 샌프란시스코시장의 탄생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그가 십리도 못가 발병이 났다. 동성애자 결혼인증서 발급으로 미국은 물론 세계의 시선을한 몸에 받는가 싶더니 그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게 좀 가라앉는가 싶더니 부인(킴벌리)과 결별했다.
최근에는 두가지 스캔들이 덤터기로 터졌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뉴섬의 오늘이 있게 한 선거참모장, 게다가 오는 11월 재선캠프를 총지휘하던 참모장(알렉스 턱)의 부인과 정을 통해온 사실이 발각돼 지난 1일 부랴부랴 기자회견을 열어 고개 숙인 사과를 해야 했다. 더욱이 그 부인(루비 턱)은 선거참모장의 부인이기에 앞서 지난해 가을까지 SF시장 비서실 차장으로 근무한 또 한명의 유능한 참모이기도 했다.
가까스로 수습가닥이 잡히는 듯했던 뉴섬 스캔들을 다시 휘저은 것은 그 자신이 5일 알콜중독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스스로 정신적 치유 등 외부의 조력을 받겠다고 고백한 것. 일종의 고해성사 형식으로 밝힌 그의 알콜문제에 대해 세인들의 반응은 동정과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6일자 SF크로니클지에 실린 시민반응에 따르면, 클레어 크롤리라는 19세 여자는 “시장의 인정은 내게 그가 미덥지 않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심어줬다”고 실망감을 표했다.
또 더글라스 스캇이라는 43세 남자는 “나는 (다음 선거에서도) 다시 그에게 표를 던질 것이다. 이것은 개인적 문제일 뿐”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한편 뉴섬 시장은 물론 SF시장실과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들은 이번 파동과 별개로 뉴섬 시장의 시장직 수행과 재선의지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를 두고 SF크로니클지는 6일자 1면에 실린 관련기사의 제목을 술을 끊다(stop drinking)과 사퇴(step down)의 운을 절묘하게 살려 “시장은 술을 끊되 사퇴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달았다. 여기에 루비 턱과의 염문까지 덧보태 한국식으로 제목을 붙인다면 “주색은 끊어도 시장직은 못 끊는다”고 해도 될 것 같다.
<정태수 기자>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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