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수 경희대 NGO대학원장, UC버클리 한국학센터 특강
“지배이념도 약화되고 따라서 저항이념도 약화됐다”
경희대 NGO대학원의 김여수 학장이 지난 2일 오후 UC버클리 동아시아연구소 6층 컨퍼런스 룸에서 “진화하는 한국사회에서의 이데올로기”란 주제로 특강을 했다.
UC버클리 한국학센터(소장 클레어 유) 초청세미나 형식의 이날 특강에서 김 학장은 조선시대까지 거슬러올라가 ▷조선조 지배층이 그 이전(고려시대) 지배이데올로기였던 불교를 배척하고 유교를 확고한 지배이념 겸 생활규범의 준거로 뿌리내렸으며 ▷일제 식민통치기에는 식민통치를 강화 내지 영속화하려는 지배층과 민족독립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는 피지배층의 이데올로기가 충돌했고 ▷1945년 해방 이후에는 확고한 지배이데올로기 부재를 틈타 좌우 이념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됐으며 이는 한국전(1950-1953)을 거치면서 이데올로기의 남북분화가 심화돼 북은 공산주의, 남은 반공주의로 철저하게 양분됐다고 진단했다.
김 학장은 이어 반공주의가 부동의 국시로 자리잡은 남쪽의 지배층이 개발독재에 의존하면서 학원가 노동계 등을 중심으로 반독재 민주화 및 경제정의 실현 이데올로기가 지배이념에 대항하는 이데올로기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1980년대 신군부에 의한 광주 학살과 독재, 이에 대항하는 민주화 운동의 가열화 등을 차례로 설명한 그는 결론을 대신해 요즘에는 이념에 집착하는 경향이,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현저히 약화됐다고 말했다.
특강에 이은 질의응답에서 그는 2007년 한국대선과 관련해 한나라당 후보의 승리가 굳은자인 것처럼 보이는 현재의 구도가 극적으로 뒤바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1997년 선거나 2002년 선거의 결과가 다 의외의 결과였다”고 전제한 뒤 “손학규 후보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다”는 간접화법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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