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시 공청회서...SJ머큐리 등 큰 관심


작년 말부터 실리콘밸리 한미상공회의소(회장 알렉스 허, 이사장 택 장)를 중심으로 추진한 산타클라라 한인 비즈니스 밀집 지역을 한인타운이라는 푯말을 세워 지정해 달라는 요구가 23일 시 공청회의 안건으로 올랐으나 부결됐다.

이날 열린 공청회는 패트리샤 메이한 시장과 5명의 시의원들이 참석했으며 한인타운 지정과 관련한 이슈로 인해 빈자리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저녁 7시부터 시작된 공청회는 산호세에서 산타클라라 구간까지 바트를 개설하는 문제와 산타클라라 경찰국의 업데이트 된 웹사이트 소개, 시도시계획위원 선출을 위한 입후보자 9명의 공개면접 등 여러 안건을 거쳐 9시경에 시작됐다.

제니퍼 스파티노 시매니저는 실리콘밸리 한미상공회의소가 요구한 ▲산타클라라 한인 비즈니스 밀집지역을 ‘한국타운’(Korea Town)이나 ‘한인 비즈니스지역(Korean Business District)으로 지정해 줄 것 ▲산타클라라 인근 고속도로 280, 880, 101 등에 한인타운이 있다는 안내판을 설치해 줄 것 ▲공원에 한국과 관련한 조형물 등을 세우도록 해줄 것 ▲한국어를 구사하는 한인경관을 채용해 줄 것 등을 차례로 소개했다. 이외에도 영어로 된 간판을 사용하는 문제도 건의했다.
이에 산타클라라시는 고속도로에 안내판을 설치하는 문제는 상업 지역을 표시하는 안내판을 가주 고속도로에 설치하는 것은 주법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본격적인 공청회가 시작되자 알레스 허 회장은 중앙에 있는 단상으로 나가 “차이나 타운이나 저팬타운과 같은 표지판을 원하는 것”이라며 “이런 표지판이나 공원의 조형물을 만들기위해 시로부터 단1센트도 받지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인 타운으로 지정해 달라는 데는 산타클라라시를 사랑하는 애정이 깔려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한국일보 LA와 샌프란시스코에 이 문제가 크게 거론돼 지역 한인 비즈니스들과 대기업들의 관심이 크다”며 한인타운으로 인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택 장 이사장도 “열린 마음으로 이 문제를 봐달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한인연합회 허준영 간사와 한미봉사회 안혜미 관장도 “우리 자녀들에게 정체성과 문화의 뿌리를 심어주려는 순수한 의도”라며 “함께 공존하는 사회가 되자”고 강조했다.
이같은 한인들의 의견에 공청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화합에 반대된다”, 특정인종에게만 이런 조치를 하면 안된다”, 미국에서는 한 그룹이 아닌 전체로 살아야 한다” 등 다양하지만 한인타운 반대라는 공통된 목소리를 냈다. 비한인중에 일부는 한인타운으로 지정하는 데 다양성 측면에서 찬성하다는 지지의사를 보내기도 했다.

3시간여의 공방전이 끝나고 메이한 시장과 시의원들은 “다양성은 존중하지만 우리는 평등하고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면서도 “실리콘밸리 한미상공회의소가 추진한 이번일은 순수한 목적에서 시작됐고 지리적으로 어디 한부분을 가르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메이한 시장은 “이런 아이디어를 낸 상공회의소에 감사한다”며 “산타클라라시에 애정이 있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높게 평가하고 이번 안을 부결한다고 밝혔다.

공청회를 마치고 알렉스 허 회장은 “실리콘밸리에 한인타운이 있다는 사실을 주류 사회에 알려다는 자체만도 절반은 성공했다”면서 “지금 첫 출발을 시작한 만큼 계속해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