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안에선 무한경쟁, 필드밖에선 무한우정’
23일 저녁 이상호 회장 자택
좀체 말이 없는 백종만 수석부회장이 뭔가 말하고 싶은 눈치였다. 얼굴에 웃음끼를 띤 것으로 봐 골치아픈 말은 아닌 모양이었다. “어디(어느단체)든지 보면은 재무가 제일 고생하고 욕도 많이 먹는데 우리 토마스(이득민) 4년동안 정말 열심히 깨끗하게 잘해줬는데 2년 더 하지 뭐, 아이 뭐 10년 채워 그냥.” 이득민 재무가 소파에서 뒤로 자빠지는 시늉을 하며 손을 내저었다. 최원 고문(전 회장)의 “박수 박수” 소리에 박수가 터졌다. 통과.
첫 과녁을 명중시킨 백 수석부회장의 눈길이 이번에는 김수창 이사장에게 꽂혔다. 김 이사장이 그 뜻을 알아차리고 지레 “아이 나는…” 했지만 백 수석부회장의 “김수창 이사장도 2년 더…” 하는 소리에 박수와 웃음보가 동시에 터졌다. 통과.
그의 성공적 악역수행을 미리 눈치챘는지 이상호 회장은 취임사에서 “우리 백종만 수석부회장님 같이 일할 수 있어서 너무 고맙다”고 군불을 피워놓은 터였다. 지난 23일(토) 저녁 산라몬의 이 회장 자택에서 송년회를 겸해 가진 SF축구협회 회장 이취임식 분위기는 줄곧 이런 분위기를 탔다. 외빈으로 참석한 오재봉 전 한인회장은 특유의 “어-“ 간투사 섞인 충청도 억양으로 “어-, 분위기 참 좋구만, 어-” 했다. 이취임식을 신임회장 집들이 겸 송년회 성격으로 해오는 것 또한 축구협회의 좋은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성탄연휴 첫날이라 상당수 축구인들이 참석(가족 포함 약 30명)하지 못한 것만 빼고는 우정만점 분위기에서 진행된 이날 이취임식에서 물러나는 조행훈 12대회장은 “월드컵 평가전(06년2월)이나 미주체전(05년7월)이다 굵직굵직한 행사가 많았는데 지난 2년동안 많은 이사들과 회원들이 도와줘서 무사히 임무를 마칠 수 있었다”며 “우리 이상호 회장님 열심히 해나가도록 축구인들이 한마음 한뜻이 돼서 도와주고 축구협회가 우리 동포사회를 위해서 좋은 일 할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 겸 소회를 털어놓았다.
이상호 13대회장은 “최원 회장님 조행훈 회장님 우리 선배님들 정말 고생 많이 하셨다”며 “우리 축구인들은 지금까지 항상 한 보이스(목소리)였다”고 지속적 단결을 강조한 뒤 “선배님들 뒤를 이어받아서 열심히 할테니 지켜봐주시고 도와주시라”고 당부했다. 최원 고문, 김수창 이사장, 오재봉 전 한인회장도 인사와 축사를 통해 축구협회의 그동안 발전을 축하하고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을 기원했다. 조행훈 전 회장과 김수창 이사장, 이득민 재무에게는 13대 회장단과 축구인의 이름으로 감사패가 증정됐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사진/ 12대 조행훈 회장(왼쪽)이 13대 이상호 회장에게 SF축구협회기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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