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김 앗아간
죽음의 문
경찰, 자물쇠 파괴자 추적중
<경찰수사 속보> 게이트 최근 오리건주 남부 산간오지에 갇혔다 목숨바친 가족사랑을 증명하고 저 세상 사람이 된 SF 한인2세 제임스 김 씨(35, 테크노전문 웹사이트 Cnet 수석편집장). 그는 위험한 야외상황에서의 행동요령을 잘 아는 아웃도어맨이었다.
그런데 왜 그는 결국 죽음의 길이 된 첩첩산중 외진 길로 차를 몰았을까. 조금이라도 일찍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기 위한 조급증은 결코 아니었다. 차량통행이 가능한 모든 도로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경찰이나 관할지역 레인저 등 감시차량이 반드시 순회하게 돼 있다. 경우에 따라 경찰이나 공원관리국 헬기 등이 상공을 선회하며 만일의 조난사태에 대비하도록 돼 있다. 도로를 폐쇄할 경우 반드시 폐쇄이전에 폐쇄예정 도로를 철저하게 훑어보도록 돼 있다. 그런데 김씨 가족 조난 이후 며칠동안 비극의 현장을 순회한 차량이나 헬기는 없었다. 김씨가 기다리다 못해 목숨을 건 구조요청 고행에 나선 것은 이같은 절망적 상황에서 택한 어쩔 수 없는 모험이었다.
경찰 수사결과 그 의문의 첫 단추가 풀렸다. 오리건주 중남부 5번 하이웨이스에서 김씨가 서부해안쪽으로 가기 위해 몇차례 길을 바꿔 접어든 외진 도로는 당시 폐쇄돼 있었으나 누군가 바리케이드 자물쇠를 부수고 열어놓는 바람에 김씨가 ‘열린 도로’로 착각, 끝내 돌아오지 못할 곳까지 나아가게 됐다는 것이다. 폭설로 인해 더이상 전진할 수 없을 지경이 됐을 때는 이미 뒷길까지 수북한 눈에 덮혀 퇴각마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경찰은 이에 따라 문제의 바리케이드 자물쇠 파괴자를 검거하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자물쇠를 파괴하거나 바리케이드를 치워 얻을 수 있는 실익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용의자가 단순히 우회용 도로를 이용하기 싫어 이같은 행위를 했을 것으로 보고, 인근 산간마을 거주자나 방문자를 중심으로 용의자 범위를 압축해나가고 있다.
◇되돌아본 사고일지
▶11월23일(목)-제임스 김, 부인 케티 및 두 딸과 함께 시애틀에서 추수감사 연휴.
▶11월24일(금)-김씨 가족,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김씨의 친구와 브런치를 먹고 헤어짐.
▶11월25일(토)-로즈버그에서 저녁식사 뒤 SF행을 위한 5번 하이웨이 주행중 서부해안으로 연결되는 42번 하이웨이행 출구를 놓침. 지도를 이용해 베어 캠프 로드를 찾았으나 길을 잘못 꺾는 바람에 눈보라가 치는 가운데 차 안에서 철야.
▶11월26일(일)- 폭설로 더이상 운전불가.
▶11월27일(월)-김씨 가족, 폭설과 결빙으로 차안에 갇혀 히터 점멸로 체온유지.
▶11월28일(화)-김씨 가족 조난으로 몇가지 예정된 약속 어기게 됨에 따라 조난가능성 대두.
▶11월29일(수)-김씨의 하우스시터, 경찰에 실종신고. 김씨 가족, 나무 등으로 모닥불 피우며 생존 몸부림.
▶11월30일(목)-김씨 부부, 스페어 타이어 태움. 포틀랜드 및 SF경찰, 김씨 가족 추적에 나섬.
▶12월1일(금)-김씨 가족, 남은 타이어 4개 모두 태움. 경찰수색 계속.
▶12월2일(토)-제임스 김, 구조요청 위해 가족들 남겨두고 산행. 제임스 김 부친 스펜서 김,헬기3대 고용해 수색작업 본격화. 수색팀, 전자감응장치에 의한 추적으로 김씨 셀폰위치 파악.
▶12월3일(일)-베어 캠프 로드 안팎에 대한 집중수색 돌입.
▶12월4일(월)-수색팀, 김씨 제외한 3가족 발견 및 병원 이송.
▶12월5일(화)-김씨의 바지 등 옷가지 발견. 김씨의 동선 거의 파악.
▶12월6일(수)-빅 윈디 크릭의 로그강 인접지역에서 제임스 김 시신 발견.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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