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태어났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산 적이 있다’ ‘부모와 함께 드라마 비디오를 본다’ ‘집에서는 한국 말을 주로 쓴다’ ‘한국학교를 다닌다’
지난 11월 4일 실시한 SATII 한국어 800점 만점자인 무궁화한국학교(교장 장동구)의 송한나(오클랜드 칼리지 프렙 스쿨 11학년), 박나라(알바니 하이스쿨 10학년), 김용민(알바니 하이스쿨 11학년) 학생의 공통점은 비슷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곳에서 태어났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두명은 이곳에서 출생했고 한 학생은 18개월 때 미국으로 왔다) 한국말이 완벽했다. 사극 주몽, 대조영, 황진이를 즐겨보고, 동대문시장, 포장마차, 길거리 떡볶이가 있는 한국에 여러 차례 가보았다. 그런 것들도 1시간에 80문제를 풀어 만점을 받는 소중한 밑거름이 됐다. 이들의 글쓰기 실력은 이미 검증된 바 있다.
송한나 학생은 6년 전 웅변대회의 은상 수상자이며 김용민 학생은 2006 북가주 백일장대회 으뜸상 수상자다. 이 둘은 1학년부터 줄곧 한국학교를 다녔다. 박나라 학생은 한국학교 다닌 햇수는 3년에 불과하지만 만점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또한 이 세 학생은 지난 9월 23일 교육인적자원부 평가원에서 실시한 제10회 한국어능력시험(TOPIK)에서 모두 합격했다(송한나 김용민 고급, 박나라 중급).
“교실에서 한국 말 안 쓰면 혼나요”라고 세 학생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전소영 교사는 “문제풀이보다는 SAT교과서 위주로 수업했다”며 “800점 만점을 받을 정도의 학생들이라 어휘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교사경력 13년째인 전 교사는 한국학교협의회 고급반 시범강사로 여러 차례 수업을 진행한 바 있으며 2004년에도 SAT만점자 2명을 배출한 바 있다(2005년에는 응시자가 없었다).
박나라 학생의 아버지 박기원씨는 “집에서 한국말을 쓰게 했지만 체계화 시켜준 곳은 한국학교”라고 했고 김용민 학생의 어머니 김미양씨는 “학교에서 내준 숙제 열심히 했다”며 “한국학교는 북극성 같은 역할해주는 곳”이라고 말했다. 송한나 학생의 아버지 송찬협씨는 “부모로서 해준 게 별로 없다. 그러나 1-2년 할 수는 있어도 한자리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을 모아주고 한글학교에 헌신하기는 힘들다”며 “교장선생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장동구 교장은 “한국학교에서도 한국어를 잘 구사하는 이 학생들이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학생들과 선생님의 중간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특히 한국학교 교육을 받고 자란 2세들이 모국어 교육에 참여하는 것은 뿌리교육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용민 학생은 1, 2학년반 보조교사로 발런티어를 하고 있다.
한편 SATII 한국어 시험 응시자들은 칼리지보드(collegeboard.com)에서 응시번호를 입력하면 자신의 점수를 확인할 수 있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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