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음반 매니아층 엎고 여전히 강세
4년 전 겨울연가를 시작으로 동남아를 강타하기 시작한 한류 열풍이 주춤하고 있다는 말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한류의 중심에 있는 일본인과 중국인 등을 대상으로 베이지역 한류의 현주소를 진단해봤다.
샌프란시스코 재팬 타운 킨데쓰 몰 내에 위치한 재팬 비디오점에서는 60여편 이상의 한국 영화들이 판매되고 있다.
이들 영화는 ‘태극기 휘날리며’, ‘올드보이’, ‘형사’등 문제작부터 ‘장화홍련’, ‘첼로’ 등 공포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가 가판대에 놓여 있었다.
이 영화들에 대한 반응은 어떨까.
비디오점에서 일하는 일본인 점원인 슌씨는 “한국 영화의 판매는 가게 매상에 중요한 수입원”이라며 “과장이 아니라 매일 한국 영화가 팔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로 출시되는 한국 영화를 기다리는 매니아층이 있기 때문에 한국영화는 없어서는 안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노래 CD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미캠 뮤직’의 핸리씨는 “영화는 이쪽 분야가 아니어서 잘 모르겠지만 음반시장에 있어서는 한류 진출이 더 확대되고 다양해졌다”면서 “2년여 전까지만 해도 일본 젊은층 사이에선 ‘보아’정도만이 알려져 있었지만 지금은 비, 세븐, 동방신기, 류시원 등 한국 가수들이 많이 대중화됐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지금 일본에서 발매되는 (한국가수들의) 음반들이 일어로 제작되기 때문에 듣는데 부담감이 적다”며 “최근 출시된 비와 동방신기의 앨범이 여기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등 골수팬들이 있다”고 말했다.
북가주에서 가장 큰 일본 서점인 ‘기노쿠미야’(Kinokuniya)에서 판매되는 유명 일본 엔터테이먼트 잡지 중 주간여성의 11월21일, 28일 표지모델을 영화배우 정우성과 이병헌이 장식했다.
이 서점의 관계자는 “한류스타가 표지모델로 등장하면 판매수가 조금 느는 경향이 있다”며 “일본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알기 때문에 인기있는 한류스타를 연달아 표지 모델로 내세우는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 같은 한류열풍은 영화와 음반시장뿐만 아니라 한국 드라마에도 영향력이 그대로 반영된다.
샌프란시스코 차이나 타운에 위치한 영화, 비디오 판매점인 ‘상해’는 ‘겨울연가’, ‘대장금’, ‘가을동화’, ‘올인’ 등 한국 드라마를 찾는 중국인들로 한동안 몸살을 앓았다고 밝혔다.
대장금의 여파로 대장금 요리책도 불티나게 팔렸다는 후문이다.
링씨는 “한국 드라마를 찾는 이들이 계속있다”고 말해 한류열풍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아시안 영화와 드라마를 전문적으로 수입·판매하는 A웹사이트의 대표도 매출의 30% 이상이 한류상품이라고 밝혔다.
중국 채널인 KTSF도 얼마전까지 황금시간대인 8시에서 10시 사이에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는 등 근 1년여 동안 한국 드라마들이 이 시간대를 완전 장악했었다. ‘대장금’과 ‘올인’의 경우는 팬들의 성화로 재방송까지 됐었다. KTSF측은 곧 한국 드라마를 다시 방영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조사에서와 같이 드라마, 영화, 음반을 필두로 확산돼 있는 한류가 최근 ‘주춤하고 있다’는 징후는 아직 베이지역에서는 찾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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