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는 그리스말로 ‘흩어졌다’는 뜻이다. 원래 지중해 연안에 흩어져 살던 그리스인들을 가리키던 이 말은 이제 전 세계에 흩어진 유대인들을 지칭하는 단어가 됐다. 지금처럼 유대인들이 세계 곳곳에 퍼져 살게 된 것은 하드리안 황제 때인 기원 135년 독립을 찾겠다고 로마 제국에 반란을 일으켰다 지는 바람에 예루살렘이 함락되고 주민 120만 명이 몰살당하면서부터다.
유대인들은 이보다 60여년전인 66년부터 70년까지 반란을 일으켰다 예루살렘이 함락되고 성전이 무너지는 수모를 당한 바 있다. 이 때 로마 병사들은 일찍이 예수가 예언한대로 “성전 돌 하나가 하나 위에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성전을 부쉈다. 그런데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또 다시 반란을 일으키자 이제는 유대인들이 아예 그 근처에 살지 못하도록 추방령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역사 기록을 보면 당시 유대인들 중 로마군과 싸우다 죽은 사람은 20만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동족끼리 치고받고 싸우다 자멸하거나 아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겉으로 보기에는 로마군과 싸우다 유대 나라가 망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보면 집단 자살한 것이나 마찬가지란 이야기다.
먼 시절 먼 동네에서 일어났던 이 사건이 내년에는 한국인들에 한결 가깝게 다가올 전망이다. 작년 말부터 UC 버클리에 머물며 집필 활동을 해온 한국 최대 베스트셀러 작가 이문열은 15일 LA 한국 교육원에서 열린 강연회에 참석, “당시 유대 상황이 현재 한국과 너무 닮은 점이 많다”며 이를 소재로 한 작품 ‘처형하는 사람들’을 사흘 전 탈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한국에서는 6.25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들이 맥아더를 한국을 북한의 침략에서 구한 영웅이 아니라 분단을 고착화시킨 원수로, 한미 자유무역 협정을 한국을 미국의 경제 식민지로 고착화시키려는 음모로 몰고 있다”며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이는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이제는 이것을 자명한 진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엇이 진정으로 한국에 이익이 되느냐를 따지기 전에 미국에 반대하는 것을 지상 명령으로 여기는 사람들로 인해 나라가 어지럽다며 이런 종말론적 상황이 올바로 해결되지 않으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이번 행사에는 90대 노인부터 20대 청년까지 300여명이 빽빽이 자리를 메우고 강연이 끝난 다음에도 오랜 시간 질의응답을 벌이는 등 유명 인사가 와도 한산하기 일쑤이던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LA 한인 커뮤니티는 지난 20년간 경제적으로는 엄청난 성장을 이뤘지만 문화적으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빵은 중요하나 인간은 그것만으로 살 수 없다. 오히려 그것은 향기로운 문예의 꽃을 피우기 위한 수단이다. 영양가 있는 문화 행사와 이를 후원하는 단체들이 더욱 만개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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