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일라 알리.
내일 경기 HBO 중계방송 스케줄에서 제외
‘미스매치’ 많아 여자복싱 위상 떨어진 결과
무하마드 알리의 딸 레일라 알리. 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여자복서지만 미국에서는 ‘찬밥’ 신세다. 22연승을 달리며 35년 전 아버지가 조 프레이저를 상대로 ‘세기의 대결’을 펼쳤던 역사적인 링에 올라봤자 TV 중계도 안 해준다.
레일라는 11일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벌어지는 블라드미르 클리츠코 대 칼빈 브락 세계 헤비급 타이틀전의 언더카드로 셸리 버튼(30)과 주먹대결을 펼친다. 말이 언더카드지 사람들이 누군지도 잘 모르는 클리츠코의 경기가 워낙 관심 밖이라 레일라가 메인이벤트나 다름없다.
그러나 HBO 방송사는 이날 레일라의 경기를 보여주지 않는다. 방송 스케줄에서 아예 빼버렸다.
레일라는 ‘성차별’을 호소하고 있지만 여자복싱에서 ‘미스매치’가 너무 많았던 결과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코앞밖에 못 보는 매니저와 프로모터들이 스타를 만들기 위해 상대도 안 되는 선수들만 자꾸 데려다 경기를 벌이다 보니 여자복싱의 위상이 바닥으로 떨어진 것.
방송사들도 여러 번 속다 보니 레일라 알리의 경기까지 방송을 거부하는 시점까지 왔다. 형편없는 프로그램을 시청자들에 내밀어 좋을 게 없다.
하지만 레일라에 따르면 앤 울프 등 ‘강적’들과 매치가 성사되지 않는 이유는 그들이 자신을 ‘호구’로 알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레일라와 싸우는 날이 ‘부자’가 되는 날로 하나 같이 터무니없는 대전료를 요구해 어이가 없다고.
그렇게 까다롭게 굴지 않고 기회를 반겼던 상대가 바로 이번에 붙는 버튼이다. 버튼은 지난 2002년 2월 몬태나주 ‘깡촌’의 터프맨 대회에서 처음으로 글러브를 낀 선수로 현재 8승1무2패를 기록 중이다. 라일라의 22승 무패 기록에 비교하면 초라한 전적이며 키도 13cm나 작다. 원래 체급도 하나 아래다. 당연히 레일라가 이겨야 하는 경기다.
‘그림’이 안 되기에 HBO에서 중계를 거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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