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celebrate his trophy, celebrate his character!”
하인스 워드(피츠버그 스틸러스의 한국계 와이드리시버)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떠드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런 선수가 있는 줄도 몰랐다가 큰 대회 MVP로 뽑히니깐 마치 죽은 줄만 알았던 전쟁 히어로가 살아 돌아온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것도 꼴불견이지만 올 시즌 초반에는 동료의 부진으로 인해 성적이 좀 떨어지자 “1년 천하…이제 지는가”란 제목이 달린 기사가 뜨는 건 더 어이가 없었다.
자신이 언제 죽었다 살아나 지난 22일 경기에서는 터치다운 패스 3개를 받아냈는지 하인스 워드 본인이 알면 웃을 일이다.
그가 왜 한국에서 그리 엄청나게 떴는지 아직까지도 이해가 잘 안 가지만 이미 그리 된 마당에 하인스 워드란 ‘선수’에 대해 한번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인스 워드는 원래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다. 화려한 플레이로 스팟라이트를 받는 간판급 선수도 아니고 한 순간에 경기의 흐름을 바꿔 놓은 ‘게임 브레이커’도 아니다. ‘넘버원 타깃’이 아닌 두 번째 ‘포제션’(possession) 리시버로 보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의 가치가 높은 이유는 ‘화이트칼러’ 포지션에서 ‘블루칼러워커’처럼 뛰기 때문이다. 터렐 오웬스(달라스 카우보이스)나 채드 잔슨(신시내티 벵갈스) 등 “Me! Me! Me!”를 외치는 와이드리시버들이 패스를 충분히 안 던져주면 입이 삐쭉 나오는 반면 워드는 누가 알아주는 일만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전형적인 ‘팀 플레이어’다. 다른 선수가 공을 들고 뛸 때 오히려 더 신경 쓰며 수비수들을 막는 자타공인 “NFL 최고의 블락킹 리시버”다.
동료 선수가 태클 당하는 것을 몇 번 막았는지, 상대 수비수의 진로를 몇 번 가로막았는지는 박스스코어에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동료들과 코치는 다 안다.
그러기에 지난 시즌 초 워드가 구단과 재계약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을 때 동료 선수들이 나서 공개적으로 워드의 편을 들었던 것. NFL에서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게 바로 우리가 자랑스러워해야 할 점이다.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자면 올 시즌 초 하인스 워드의 성적이 저조했던 것도 워드의 부진이 아니었다. 상대의 집중적인 견제가 원인도 아니었고 ‘활’이 빗나가는 것은 ‘과녁’ 탓이 아니다. 올해 모터사이클 사고 등 엄청난 수난기를 겪고 있는 스틸러스 쿼터백 벤 로슬리스버거가 그 당시 인터셉션만 7개나 던지면서 터치다운 패스는 단 1개도 없었는데 안 던져주는 패스를 어떻게 받나?
그리고 하인스 워드는 ‘1년 천하’에 해당되는 선수다 아니다. 2001년서부터 4년 연속 1,000야드 고지를 돌파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975야드에 그쳤다.
<이규태>스포츠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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