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아시아 국가들이 유럽 심판들의 극심한 편파 판정에 항의해 집단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팔라시오 데 데포르테스 경기장에서 대표자 회의를 갖고 이번 대회에서 빚어진 각종 오심과 관련된 경기와 심판을 국제배드민턴연맹(IBF)에 공동 제소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시아 지역 감독들은 스포츠 경기에서 오심은 빚어지기 마련이지만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아시아 팀들이 유독 유럽 선수와 경기에서 유럽 심판에 의해 심각한 편파 판정이 이뤄졌다는 점에 불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 중의 하나가 20일 벌어진 이용대(화순실고)-황유미(대교눈높이) 조와 독일의 호프-오베르지에르 조의 혼합복식 32강전. 이 경기에서 이용대-황유미조는 덴마크의 닐스 모르텐센 부심에게 서비스 폴트를 무려 10개나 지적당해 1-2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독일 선수에게는 단 1개의 서비스 폴트를 지적하지 않으면서 한국선수에게만 10점을 깎아내린 것은 국제대회에서 좀처럼 있을 수 없는 판정이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덴마크 부심의 막무가내식 편파판정에 대해 3차례나 항의했지만 유럽 출신들이 주류인 심판 집행부는 요지부동이었다.
한국이 제소를 준비중인 가운데 중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도 유럽선수와 경기에서 똑같이 편파판정을 당하다 보니 아시아 국가들이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공동 대응책을 마련하게 한 것이다.
이처럼 유럽 심판들이 똘똘 뭉쳐 아시아 선수들을 중도 탈락시키고 있는 것은 최근 위기감에서 비롯된 `자구책’이라는 지적도 높게 일고 있다.
전통적으로 국제배드민턴은 아시아와 유럽이 양대 산맥으로 균형을 이뤘지만 최근 경기력에서 아시아가 일방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배드민턴에 걸린 금메달 5개 중 중국이 3개를 차지했고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1개씩을 나눠 가졌다. 뿐만아니라 각종 오픈대회에서도 유럽 선수들은 4강 언저리에서도 찾아보기 쉽지 않은 것이 최근 배드민턴 판세다.
또한 지난 해 5월 강영중 회장이 IBF 수장에 오른 뒤 IBF 본부마저 배드민턴의 발상지인 영국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옮겨 유럽의 자존심이 무너진 상태다.
일본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박주봉 감독은 최근 선수들의 실력뿐만아니라 국제행정의 주도권도 아시아로 넘어온 뒤 유럽에서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감독은 스포츠에서 실력으로 이겨야지 편파판정으로 결과를 뒤집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마드리드=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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