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도저히 비행기 타고 여행 못하겠습니다”
얼마 전 가까운 친지가 대뜸 전화를 걸어 목소리를 높인다. 어렵게 여름휴가를 내서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는 이 분. 공항에서 짐을 체크-인하면서 줄서 2시간 기다린 것까지는 참을 수 있었는데 정작 비행기에 탑승해 편안하게 자리를 잡으니 다시 모두 내리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고 한다. 이유는 한 승객이 복부에 통증을 호소하면서 비행기에서 내리기를 요청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당연히 “환자만 내리면 되지 왜 모든 승객들이 비행기에서 내려야 하냐?” “짐은 왜 또다시 가지고 내려야 하냐?” 등의 불평을 승무원들에게 늘어놓기 시작했다.
승무원의 답을 간단했다. 항공 보안규정에 의거한 안전조치라는 것이다. 승객이 스스로 원해서 비행기에서 내리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기내를 다시 한번 더 수색하는 것이 규정이고 이와 함께 승객들이 기내에서 모두 나와야 했다.
전화를 건 친지는 “여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무려 5시간을 공항에서 보냈다”며 “정말 짐을 찾아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한다.
9.11 테러와 최근 발생한 영국의 항공기 테러 음모 적발 등으로 공항 보안이 강화되면서 위와 같이 웃지 못할 해프닝은 세계 공항 곳곳에서 거의 매일 같이 발생하고 있다. 항공기는 참으로 편리한 도구이기도 하지만 끔찍한 재난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 ‘양날의 칼’이 되어버렸다.
이렇듯 공항 통과시간이 길어졌다고 여행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공항에 나서기 전에 보다 철저한 사전준비로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
일단 공항에 도착하기 전에 기내에 들고 갈 수 없는 물건에 대한 목록을 상세하게 알아본다. 기내에는 각종 액체류 및 젤류(면세점을 구입한 술을 포함한 모든 액체류, 샴푸, 로션, 크림, 치약, 헤어젤, 헤어 스프레이 및 유사품목 등)의 기내반입이 불가하며 위탁 수화물로만 처리가 가능하다. 보안 검색대 통과 후 생수나 음료수를 샀더라도 탑승 전 다 마시거나 버려야 한다. 유아용 음료나 인슐린 등 약품은 예외가 인정되나 미리 신고해야 한다.
보안 검색을 빨리 마치려면 검색대의 X-레이에 선명하게 보이도록 짐을 꾸리고 액체 물질은 가급적 집어넣지 않는다. 랩톱과 휴대폰 등 배터리가 사용되는 제품은 따로 화물로 부치는 것이 좋다. 중요 서류 등도 미리 UPS 등 통해 소포로 부치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같은 까다로운 규정들이 지금 당장은 불편할 수 있지만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하고 보안 요원들의 안내를 잘 따른다면 보다 편안한 여행일 될 수 있을 것이다.
백두현
특집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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