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상 수상 감독이자 배우인 멜 깁슨이 말 한마디 잘못한 벌을 톡톡히 받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섹시하다는 외모에 돈과 명예까지 거머쥐고 세상에 부러울 것 없던 인물이 하루아침에 만인 앞에 무릎을 꿇는 가련한 신세가 되고 말았다. 어쩌면 이번 일로 그가 이제까지 영화계에서 쌓아온 화려한 경력은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발단은 그의 해묵은 문제 거리인 ‘술’ 이었다. 그는 배우로 성공해 할리웃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1980년대 후반부터 술 때문에 많은 곤욕을 치렀다. 족쇄처럼 그를 잡아끌곤 하던 알콜 중독이 이번에 제대로 그를 곤경에 빠트린 것이다.
평소 술버릇대로 지난달 28일 새벽 그는 곤드레만드레 취한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 시속 45마일 구역인 말리브 해안 도로를 87마일로 달리다 경찰의 과속 단속에 걸렸고, 이어 음주운전 혐의로 체포되었다. 당시 그의 혈중 알콜 농도는 캘리포니아 법정 기준 0.08을 넘은 0.12. 다음날 그는 5,000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일단 풀려났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그가 취중에 마구 난동을 부리며 내뱉은 말들이 언론에 공개되기 시작했다. 사람이 술에 취하면 무슨 말을 못할까 마는 할리웃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이 있다. 바로 유대인을 대놓고 비난하는 말이다.
술 취한 깁슨이 F 단어 욕설까지 쓰며 “세상의 모든 전쟁은 유대인들 책임이다”고 했으니 유대인 커뮤니티가 가만있을 리가 없다. 온갖 비난 성명들은 물론 깁슨이 ABC와 공동 제작하기로 했던 유대인 대학살 미니 시리즈가 즉각 취소되고, 12월 개봉될 예정인 그의 새 영화 배급 문제도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깁슨은 지난 금요일에 한번, 1일 한번 등 두 번이나 공식 사과를 하며 “모든 건 내 본심이 아니라 알콜 때문이었으니 용서해달라. 알콜 중독에서 벗어나도록 유대인 커뮤니티가 나를 좀 도와달라”고 백배 사죄했다. 하지만 유대인 커뮤니티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인구의 2.5%밖에 안되는 유대인들이 미국의 각 분야에 영향력을 휘두르고 있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입김이 센 곳은 할리웃 영화계이다. 컬럼비아, 파라마운트, MGM, 워너브라더스, 월트 디즈니 등 할리웃의 심장 같은 기업들이 모두 유대인 손에 움직이고 있다. 이들의 막강한 권력과 재력, 마케팅을 힘입지 않고 영화계에 발붙이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히 할리웃에서 유대인 비난은 금기사항 1조. 그런데 10년 전 이 원칙을 어긴 사건이 있었다. 2년전 타계한 말론 브란도가 ‘래리 킹 라이브’에 나와서 공개적으로 유대인을 비난한 것. “할리웃은 유대인이 소유하고 유대인이 움직인다”며 할리웃이 중국인, 일본인등 소수민족들을 마구 스테레오 타입으로 만들어 악용하면서도 카이크에 대해서는 일언반구가 없다고 퍼부었다. ‘카이크’란 유대인을 천시해 부르는 폴란드 말.
그때도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것은 물론이다. 브란도는 이미 늙어 은퇴한 때였으니 별 타격이 없었지만 한창 일할 나이의 깁슨으로서는 보통 일이 아니다. 유대인의 무서운 힘을 절감하는 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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