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재(은행업)
요즘 DJ가 평양을 간다고 시끌벅적한데 노인을 시키는 것도 안됐지만 목메이게 기다리기나 했던 것처럼 덥썩 받아들이는 DJ도 볼썽 사납다. 정부여당이 무능해서 잔꾀 부리는 것도 우습지만 진데 마른데 안 가리고 노욕을 부리는 DJ, 모두 그 밥에 그 나물이다.
그가 평양엘 가서 뭘 하겠다는 것인가. 자식뻘 밖에 안되는 김정일에게 왜 서울 답방 안 하느냐고 읍소하거나 뭐든지 다 줄터이니 핵 포기하라는 얘기? 아니면 통일 얘기 외에 달리 할 말이 무엇일까.
6자회담이 교착상태인데 느닷없이 DJ가 개입해서 엉뚱한 파장을 일으키지나 않을까 대다수 국민은 불안하다. 어느 구름에서 우박 쏟아질까 전전긍긍하는 김정일은 지옥에서 만난 부처님같기도 한 DJ와 삶은 호박에 이빨 자랑하듯 하는 민족공조 내세워 꿍꿍이속들을 소곤거릴 것이다. 문제는 민족통일이냐, 적화통일이냐로서 김대중식 연합제가 아니면 김정일식 연방제일터인데 들어치나 메치나 매 한가지로 구렁이 담 넘듯 눈이 날리는지, 재가 날리는지 희뿌연 연막전술에 민초들은 갈피를 못 잡는다.
수삼년 비춰도 얼음이 녹지 않는 햇볕을 시작으로 왼쪽이니 오른쪽이니 손바닥만한 땅덩이가 시끄럽도록 단초를 제공한 사람이 바로 DJ이다. 집권 당시는 특유의 오만과 독선으로 대통령 통치권을 내세워 엿장수 맘대로 한풀이를 한 사람이다.
고(故)장준하씨는 ‘권력과 정의’라는 글에서 중국 문헌을 들어 “천하는 한 사람의 천하가 아니고 온 천하 사람의 천하(天上者非一人之天下, 天下之天下也)”란 말로 주권재민을 설했을 뿐더러 “정의는 정치의 목적이고 권력은 정치의 수단이므로 정의와 권력과의 가치질서는 준엄명료하다”고 밝혔다.
DJ는 이 준엄명료한 가치질서를 무시하고 자기 임의대로 검은 돈을 물쓰듯 해 가면서 알쏭달쏭한 통일론을 내세워 뭇 백성들을 삼복 더위에도 떨게 하고 있다.
어느 경구(警句)에 “젊어서 좌파가 아닌 사람은 가슴이 없고 늙어서도 좌파이길 고집하는 사람은 머리가 없다”고 했는데 머리 좋다는 DJ가 평양행을 사양 않는 것도 이상하고, 또한 사회주의 패망을 인정 못하는 미망에 젖어있다면 그 머리 칭찬은 어느 이발사 아저씨의 인사치례일 지도 모르겠다.진부한 얘기지만 DJ가 떠올려져 가슴에 와 닿는 얘기로 모든 통치자들에게 인(仁)을 주장했던 공자에게 어느 제자가 묻기를 “어떤 사람이 되기 원하십니까” 했을 때 “노인을 보면 편안하게 해 드리고(老子安之) 친구에겐 신뢰감을 주며(朋友信之) 어린이들이 좋아해서 따르는 사람이
되겠다”(小者懷之)고 했다.
권력자와 철학자를 비교한다는 것이 일견 무리일 듯 싶지만 인간의 도리를 규명하는 차원에선 오히려 적합한 사례일지도 모르니 6.25 때 목숨 바쳐 나라 구했던 고령의 노인들이 국가의 장래를 걱정해서 가장 불안해하는 것이 DJ의 대북정책 때문이요, 대통령제와 내각책임제로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정치적 친구로서 우애롭게 하자더니 대통령 되고나선 JP를 똥 친 막대기 취급한 것도 DJ이다. 오로지 개망나니 소인배 김정일만 퍼주고 편들어주니 DJ를 좋아한다.
오랜 경륜의 노인이 젊은이들에게 지혜를 빌려주는 것이야 누가 탓하랴만, 어른으로서 나서야 할 곳, 앉아있어야 할 곳은 신중을 기해야 않겠는가 말이다.우리 속담에 “늙으면 돈도 안 따른다”는 말이 있다. 더구나 국가 안위의 중대사에 젊은이를 내세우는 것이 어른다움이요, 책무인데 대다수의 국민이 반대하거나 혐오하는 일에 불편한 노
구를 이끌고 나라를 시끄럽게 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한국 최대의 신자를 가진 불교의 큰스님 성철이 말년에 퇴옹(退翁)이란 이름을 유지했던 이유를 DJ는 배워야 한다. 인간은 물러난 자리로 그의 사람됨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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