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선<자영업>
요즘들어 무척 기온이 불규칙하다. 눈을 뜨며 일어나 보니 오래간만에 햇살이 눈부시다. 아! 오늘은 엄마를 모시고 가까운 공원에 산책을 해야지… 하고 부지런히 서두르려니 부슬부슬 빗발울이 또 떨어진다. 왜 진작 서둘러 실천을 못했을까… 무척 후회스럽다. 엄마의 출생년이 1920년생이시니 금년 86세. 그럭저럭 작년만 해도 가까운 공원 산책도 하셨고 뒤뜰에 취미삼아 야채농사도 근근히 하시더니 작년 해를 넘기시면서 너무나 많은 변화를 보이신다. 식사를 제대로 못하시는 건 물론이고, 집안내에서도 거동이 불편하시고 밤에는 협심증 증세로 숙면을 못하신다. 그 모습으로 내 곁에 계실 것만 같았던 내 엄마가 정말로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극심한 노환이 오신 것이다. 지금까지 해드린것이 없는데… 이제 부터 해 드릴 것이 너무도 많은데…
조금이라도 엄마가 행복감을 느낀다면 최선을 다 하고프다. 이제 뒤늦게 엄마 집 곁으로 이사를 했고, 하던 가게도 정리하려 마음 먹었다. 그런데 너무 늦은 건가?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한데… 엄마라는 존재가 이렇게 소중하다는 것을 왜 이제야 알게 되었는지… 37살에 나를 낳았다는 말씀을 요즘들어 자주 하신다. 이 못난 딸을 위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랑을 쏟고 또 쏟으신 엄마! 뒤 늦게 막내 딸로 태어나 여느 같은 또래에 엄마들보다 훨씬 구식 엄마였던 내 엄마는 그 흔한 컷트, 파마머리 한번 안해본, 늘 쪽진 머리에 비녀를 꽂고 계셨다. 그것이 그 때는 왜 그리 싫고 챙피하던지…
이제 가물가물 꺼져가는 심지처럼 내 엄마는 마냥 내 곁을 떠나려고만 하신다. 겁없이 도망치듯 흘러간 세월 속에 모녀의 깊은 관계를 잊고 살아온 세월… 억지로 내색하지 않으려 눈물을 꾹꾹 누르며 엄마앞에서 재롱을 부려본다. 엄마! 많이 힘들고 괴로워도 힘내시고 행복하세요. 큰 애 시집 보내려면 패백감도 엄마가 챙겨주셔야 하고 또 증손주들 재롱도 보셔야 하고… 엄마 할일이 너무 많으세요. 그러니가 건강하세요. 아직은 너무 이른 것 같아요. 엄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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