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는 꿈꾸는 사람이다. ‘신이 내린 소리’ ‘세계적인 프리마돈나’... 팬들이 붙여준 화려한 수식어가 전혀 과장일 수 없는 그다. 하지만 새로운 목표를 찾아 항상 배고프다.
그런 그가 워싱턴을 다시 찾을 예정이어서 한인들이 가슴 벅찬 기대에 부풀어 있다.
오는 6월4일(일) 오후 8시, 케네디센터 콘서트 홀에서 조씨는 늘 반가운 워싱턴 팬들에게 그의 ‘아름다운 도전(beautiful challenge)’을 들려준다. 데뷔 20주년을 기념하고 한국일보 창간 37주년을 축하하는 뜻깊은 행사다. 워싱턴을 비롯, 뉴욕, 산호세, LA, 북미주, 시애틀, 토론토 등 6개 도시를 순회할 예정이다.
본보와 통화하던 20일 저녁. 조씨는 다음날부터 시작되는 위스칸신 매디슨 오페라단의 ‘마적’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열중하느라 피곤한 몸이었을텐데 목소리는 밝았다.
그는 “몇 차례 워싱턴에서 공연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친분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일화 하나를 소개했다.
2003년 때다. 공연 하루 전까지 몸이 너무 아파 거의 콘서트가 무산될 지경이었지만 억지로 무대에 올라갔다. 목이 부어 노래가 나올까 싶었다. 첫 노래를 제대로 부를 수가 없었다.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무대를 내려오려 하니까 기립박수가 터지기 시작했다. 무대 뒤에서 어머니와 지금 이름을 기억할 수 없는 어느 목사님과 함께 기도했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두 번째 곡부터 제 목소리가 아닌 듯 노래가 나오기 시작했고 앵콜을 다섯 번이나 받으며 공연은 대성황으로 끝났다.
정상을 모두 밟아 본 성악가가 새로운 도전이라니 이해가 안간다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모든 목표를 이뤄 기쁘다”면서도 “할 일은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전세계를 돌아 다니는 바쁜 일정 때문에 힘들기도 하고 건강이 늘 염려되지만 탈이 없어 고맙다. 그래서 팬들이 보내주는 ‘건강하라’는 이메일이 참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단다.
조씨의 ‘스타 건강 관리’ 비결은 하나 더 있다. 대중 앞에서 노래하고 박수 받는 단순한 차원이 아니라 ‘사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한국의 문화도 세계 팬들에게 소개하고 싶고 인간 ‘조수미’가 성숙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음악을 위해 그렇게 모든 것을 희생해온 삶이지만 아버지 장례식 때 파리에서 공연을 해야 했을 때는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 가족들은 음악회를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려는 그를 말렸다.그날 ‘아베 마리아’를 앵콜 곡으로 바쳤다.
24년째 살고 있는 로마의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서 일어날 때, 남들처럼 빨래할 때, 3마리의 애견과 산책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워싱턴 공연이 팬들과 영혼의 교감이 이뤄지는 최상의 무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한인사회의 문화 창달에 늘 앞장서는 한국일보와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워싱턴 공연에서 음악성이 필요하고 예술적인 정통 리사이틀 스타일의 무대를 꾸밀 예정이며 교회 성가와 가곡들을 앵콜로 준비하고 있다.
이 공연은 본보가 주최하고 SMI 엔터테인먼트가 주관한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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