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린 샌프란시스코지역 한인단체장 회의 분위기가 꽤 살벌했던 모양이다. SF한인회-가주국제문화대(IIC)-SF한국문화원(설립준비중) 3곳이 5월27일 가칭 2006년 봄 민속축제를 함께 열기로 한 것을 놓고 SF한인상의측이 한인회측을 엄청 닦아세웠다고 한다.
사전에 도상연습까지 한 상의측의 공박논리는 대충 이렇다. 한인회가 유사행사를 통폐합한다고 해놓고 왜 민속축제를 (새로) 하느냐”“왜 우리(상의)한테 사전에 얘기도 안해주고 2주일 간격으로 비슷한 행사를…”
아마도 5월13일로 예정된 상의 주최 제6회 동포한마당잔치 보호욕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첫째 논리는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다. 단체장 협의회 이전에 본보에 소개된 대로 이 행사는 임시로 이름만 그렇게 붙였을 뿐, 원래 있던 두 행사(IIC 민속축제는 5월27일로 한인회 노인야유회는 6월17일로 잡혀 있었다)와 발족을 준비중인 SF문화원 개원식을 합친 것이다.
둘째 논리는 겉으로는 그럴싸하지만 속내는 다르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들이 즐비하다. 상의측은 한인회측이 사전에 얘기를 안해줬다고 타박하기에 앞서 “만일 얘기를 해줬다면” 상의의 존재이유에 별로 어울리지도 않고 태생과정도 석연찮은 동포한마당잔치를 자진폐지할 의향이라도 있었는지, 설혹 없애지는 못할지라도 통폐합 명분을 흔쾌히 받아들여 ‘함께 하는 시늉’이라도 취했을 것인지부터 되씹어봐야 한다.
다만 김홍익 한인회장이 김덕천 상의이사장에게 사전에 통폐합 얘기를 하기는 했다는데 그게 공식제의가 아니라 ‘지나가는 말투’였던 탓에 단체장 회의에서 그런 공박을 자초한 것은 한인회측 일처리가 매끄럽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왕에 짚고넘어갈 문제는 동포한마당잔치의 탄생설화(?)다. 소문을 종합하면 이렇다. 6년 전인가 7년 전인가 한인회 행사책자 광고란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보다 먼저 배치됐다. 배알이 뒤틀린 A 아시아나지점장이 ‘한인회 엿먹으라고’ 한국행티켓 10장을 상의에 줬다. 마침 상의 또한 한인회와 틀어진 터여서 역시 한인회 보란듯이 동포한마당잔치를 열었다는 것이다.
희한한 일은 작년 봄 단체장 회의때도 있었다.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유대진 상의회장이 유사행사 통폐합 문제를 꺼냈다. 다른 단체장이 ‘거꾸로’ 거들었다. 동포한마당잔치부터 없애라는 취지였다. 당황한 유 회장은 “전임 회장이 만든 행사인데 내가 어찌…”라며 말꼬리를 돌렸다. 만우절 농담이라도 이쯤 되면 그냥 웃어 넘길 수 없는 일 아닐까.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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