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남쪽 유카탄 반도 일대를 기반으로 한 마야 문명은 두고두고 역사가들 사이에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1839년 미국의 여행가 존 스티븐스가 정글 한 가운데 고대 유적이 있다는 말을 듣고 코판과 팔렌케 일대를 방문, 마야의 존재를 밝혀낼 때까지 대부분 사람들은 그런 문명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 후 학자들의 노력으로 마야 족들이 기원 전 1000년경부터 피라미드를 비롯한 대형 구조물을 세우기 시작했고 0의 개념을 독자적으로 발견했으며 문명이 절정에 달했던 AD 600년 경 유럽보다 뛰어난 천문학 지식을 갖추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람들은 이 문명을 다시 보게 됐다. 당시까지 문명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하천이 필요하다는 설이 지배적이었으나 밀림 한 가운데 세워진 마야 문명은 더 이상 이 가설을 받아들이기 어렵게 했다.
다른 문명권과 동떨어져 어떻게 찬란한 문화를 일구었는지도 미스터리지만 그런 문명이 어떻게 10세기 경 갑자기 몰락했는지도 지금까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유례없이 극심한 가뭄, 민중 봉기, 전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만 무성할 뿐이다. 전문가들은 일반인의 생각과 달리 마야 문명은 망했지만 마야의 후예들은 아직도 살아 있으며 마야 어도 아직까지 이들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마야 문명의 신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힘들게 중남미까지 여행하지 않고도 이들의 생활상을 살펴 볼 수 있게 됐다. ‘그리스도의 수난’으로 히트를 친 멜 깁슨이 이번에는 마야 족의 몰락을 그린 영화 ‘아포칼립토’(Apocalypto: ‘새 출발’이라는 뜻의 그리스어)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 여름 개봉될 이 영화는 ‘수난’에 나오는 배우들이 예수 활동 당시 사람들이 쓰던 아람어로 말했던 것처럼 마야어로 진행되고 출연 배우의 2/3를 마야 족의 후손으로 써 사실감을 주고 있다. ‘수난’을 만들 때 대규모 영화사들이 제작을 꺼려 자비로 만들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번에는 디즈니사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촬영되고 있다.
이 영화 제작팀은 ‘아포칼립토’가 단지 옛날 마야 족의 생활상을 이해하는 차원을 넘어 21세기를 사는 현대인들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테러와 환경 파괴 등이 문명의 몰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 비판자들은 ‘수난’에서 그리스도에 가해진 형벌을 지나치게 강조해 센세이셔널리즘에 빠졌던 것처럼 이 영화도 마야 족들의 인간을 제물로 바치는 행위에 초점을 맞추는 등 그들의 잔인성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마야 족들에게 그런 행위는 원래부터 있던 것이 아니라 아즈테크 족의 출현과 함께 나라가 망조가 들었을 무렵 나타난 것이라는 게 학자들의 생각이다.
이 영화가 흥행에서 ‘수난’과 같은 성공을 거둘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벌써부터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액션 사극 ‘아포칼립토’는 올해의 화제작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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