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 있는 농담을 잘 만들어내는 한국에서 사람과 상품을 비교한 조크가 또 돌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연령에 따라 달라지는 사람의 상품 가치이다.
“10대는 샘플, 20대는 정품, 30대는 명품, 40대는 기획상품, 50대는 재고품 …”
나이 든 연령층에게는 서운한 비교가 아닐 수 없다. 나이 들수록 깊어지는 지혜나 명철, 혹은 인품 같은 것들을 들이대며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젊은이들이 웃자고 만든 조크이니 너무 진지할 필요는 없겠다.
대신 조크에 담긴 한가지 진실은 주목하는 게 좋다. 샘플에서 정품, 명품… 재고품으로 넘어가는 우리의 몸이다. 20대·30대 때는 며칠 밤을 새워도 끄떡없던 탄탄한 몸이 40 고개, 50 고개를 넘으면서 체력, 기력, 근력 다 빠지고 후줄그레 해지는 서글픈 경험을 대개 한다.
그래서 ‘재고품’이면서도 ‘명품’되려고 안간힘을 쓰다 보면 탈이 나는데 그중 하나가 너무 과도한 운동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과유불급(過猶不及)이듯이 운동도 예외가 아니다. TV 앞에서 꼼짝 않고 죽치는 운동 부족도 문제이지만 나이에 맞지 않게 격렬한 운동은 오히려 더 해로울 수가 있다. 심하면 죽음에 이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돌연사 한 개그맨 김형곤씨가 그 한 예. 지난 19일 열린 LA 마라톤에서는 60세의 은퇴 셰리프와 53세의 현직 경관이 달리던 도중 쓰러져 사망했다. 은퇴 셰리프는 심혈관계 지병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지만 현직 경관은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돌연사가 발생하는 것은 나이가 들면 자신도 모르는 이상이 몸 속에 내재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달리기를 하다 돌연사 하는 경우 90% 이상은 원인이 동맥경화이다. 동맥 경화는 20대 이후부터 서서히 생기기 시작하지만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평소 증상이 없어서 본인도 모른다. 그러다가 과로나 과음, 과도한 운동의 어느 한 순간 갑자기 심근 경색을 일으키며 돌연사의 원인이 되곤 한다.
그래서 스포츠 의학 전문가들은 나이가 35세 이상이면 마라톤 같은 장시간의 운동을 하기 전에 반드시 건강검진을 받으라고 충고한다. 그런가 하면 격렬한 운동은 25살로 끝내라는 충고도 있다. 운동으로 얻는 건강 증진 효과보다 운동 중 발생하는 활성산소로 인한 해가 더 크다는 주장이다.
자동차가 달리면 배기 가스가 배출되듯이 우리 몸도 달리거나 활동하느라 에너지를 사용하면 찌꺼기가 분비되는 데 그것이 활성산소이다. 체내에서 노화물질을 만들고 유전자를 해치기도 하는 건강의 적이다.
젊어서는 이 해로운 산소를 중화시키는 효소가 많이 생성돼 문제가 없지만 나이 들면서 효소가 줄어들어 몸에 독으로 쌓인다고 한다. 운동을 많이 해서 근육 좋고 강인한 운동 선수들이 의외로 수명이 짧은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너 자신을 알라’는 명언은 운동에도 해당된다. ‘명품’ 돌아볼 필요 없다. 내 나이, 내 체력에 맞는 운동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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