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호랑이, 표범 등 고양잇과 동물의 진화를 보다 잘 설명하는 새로운 유전자(DNA)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들 동물들이 어떻게 새로운 대륙으로 이동했으며 또한 어떻게 해수면이 높아지고 낮아지는 변화에 적응하면서 새로운 종류로 발전해 갔는지 보여줌으로써 이들 고양잇과 동물의 진화에 얽힌 궁금증을 보다 명확하게 풀어갈 수 있게 됐다. 이를 뉴욕타임스가 최근 소개했다.
현존 37종 유전자 변화 기초해 8개 가계로 분류
고양이는 고양잇과에서 가장 늦게 등장한 종류
1,100-600만 년 전 해수면 낮을 때 대륙 이동
해수면 높아지자 살던 대륙을 터전 삼아 살다가
300만 년 전 해수면 또 낮아지자 두 번째 대이동
큰 놈들은 사냥범위 넓어 사람과 ‘충돌’, 멸종위기도
아시아에 고양잇과 동물이 처음 등장한 것보다 200만 년 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900만 년 전, 이들 ‘약탈자들’은 당시 시베리아와 알래스카를 연결한 육로를 이용해 성공적으로 북미주 대륙에 진입했다. 유전학자들의 주장이다.
이들 동물 가운데 일부가 다시 아시아로 돌아갔다. 대륙에서 대륙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오랜 세월이 소요됐고 이들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퓨마, 표범, 스라소니, 사자 등 가계가 아주 점진적으로 구분됐다. 사람들이 귀여워하는 고양이도 이 중 하나다.
고양잇과 동물들의 진화를 설명하는 데는 현재 생존하는 37종의 DNA 분석이 일등공신이다. DNA 분석이전에는 주로 분류학자들이 고양잇과 동물들의 가계를 분류하고 설명하곤 했는데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렀다. 설명이 어려웠다는 얘기다. 화석도 별로 없고 두개골도 불분명해 구분이 힘들었다.
그래도 한 가지 방안이 있었다면 큰 동물과 작은 동물로 일단 구분하는 것이었다. 1997년 국립암연구소의 워렌 존슨 박사와 스티븐 오브라이언 박사는 이를 다시 8개로 세분해 현존하는 대다수 고양잇과 동물들을 이에 포함시켰다. 이러한 분류의 기초는 ‘미토콘드리알’이라는 DNA다.
이 분석을 더욱 정밀하고 체계적으로 진행해 고양잇과 동물들의 분류를 더욱 정교하게 만들었다. 화석 자료가 빈약하긴 하지만 DNA분석 기술로 가계 분류를 할 수 있었다. 고양잇과 동물들의 종류별 생존 시기를 파악한 연구팀은 적어도 10차례에 걸친 대륙이동을 파악했다. 고양잇과 동물들이 지구를 옮겨 다니며 쥐락펴락한 밑그림을 그렸다.
아프리카에 사는 치타는 북미주에 살았었는데 베링 육로를 통해 아시아를 거쳐 아프리카로 들어간 것으로 연구팀은 주장했다. 오브라이언 박사는 고양잇과 동물들은 인간 다음으로 영토 장악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새로운 땅을 개척하는 것도 탁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1,100만년에서 600만 년 전에는 해수면이 낮았는데 이들이 이를 십분 활용해 활동무대를 넓힌 것으로 추정했다.
표범은 650만 년 전 아시아에 살았었다. 지금의 고양이는 620만 년 전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있었다. 이들의 조상은 아시아 대륙을 떠나지 않은 고양이 또는 북미지역의 고양이로 파악된다. 고양이는 고양잇과 동물 가운데 가장 젊다. 가장 늦게 등장했다는 것이다.
세월이 지나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각 대륙에 흩어져 살던 동물들이 이동을 못하게 됐다. 그러나 다시 300만 년 전 해수면이 다시 낮아지면서 고양잇과 동물의 두 번째 대이동이 있었다. 치타와 스라소니가 유럽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아프리카의 신대륙에서 구대륙 유럽을 침탈하기 시작했다.
육식 포유동물 분류의 권위자인 크리스 보젠크라프트 박사는 존슨 박사와 브라이언 박사가 실시한 DNA분석 결과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신이 학술지 ‘포유동물’에 발표했던 연구결과와 전반적으로 일치한다고 했다. ‘포유동물’은 학계의 권위지로 인정받고 있다.
인디애나 주 베델 칼리지의 분류학자인 보젠크라프트 박사는 동물 화석과 동물학 지식을 바탕으로 종류를 분류했다. 여기에 오브라이언 박사팀이 사용한 DNA분석 방법도 병행했다. 보젠크라프트 박사는 “화석을 기초로 한 연구는 실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곤 했는데 지난 10년 간 DNA분석을 토대로 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불확실하고 모호했던 부분들이 속속 정체를 드러내게 됐다”고 했다.
고양잇과 동물들은 오랜 세월 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덩치가 큰 놈들은 보다 큰 위험에 처해 있다. 워낙 사냥 범위가 넓다보니 사람들과 접촉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죽임을 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고양이와 다른 작은 고양잇과 동물을 제외하곤 37개 종류 가운데 거의 대부분이 멸종위기에 처했거나 그럴 위험에 가까워 있다. 현재 야생에서 호랑이, 치타, 눈표범은 1만5,000도 채 안 된다. 퓨마, 재규어는 각각 5만 마리 정도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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